원·달러 환율이 7월 초 1599원대에서 9월 초 1345원대로 두 달 새 254원 떨어졌다. 달러로 원재료를 사는 항공·철강은 비용이 줄어 수혜를 보고, 달러로 버는 자동차·조선은 원화 환산 실적이 줄어 부담이 커졌다. 보유 종목의 달러가 비용인지 매출인지부터 확인하면 환율 방향이 호재인지 악재인지가 갈린다.
원·달러 환율이 7월 초 1599원대에서 9월 초 1345원대까지 내려왔다. 두 달 만에 254원, 약 13% 하락한 것으로 2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짧은 기간에 이 정도로 원화가 강해지면 수출·수입 비중이 다른 업종끼리 손익이 정반대로 갈린다.
배경은 환율 그 자체보다 자금 흐름에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았고,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자금 유입과 주주환원용 달러 매도가 겹쳤다. 정부 개입이 아니라 기업이 쏟아낸 달러가 원화를 끌어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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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의 수혜는 달러로 원가를 치르는 업종에 먼저 돌아간다. 항공사는 항공유를 달러로 산다. 원화가 강해지면 같은 기름을 더 싸게 넣는 것과 같다. 3분기에 대한항공은 9.6%, 아시아나항공은 9.9% 올랐고, 항공주가 포함된 KRX운송지수는 13.8% 상승했다.
철강도 구조가 비슷하다. 철광석과 원료탄을 달러로 사들이기 때문에 원화 강세는 곧 원재료 부담 완화로 이어진다. KRX철강지수는 3분기 11.7% 올랐다. 두 업종의 공통점은 매출은 원화, 핵심 비용은 달러라는 점이다. 환율이 내리면 비용만 줄고 매출은 그대로여서 마진이 넓어진다.
수출주는 정반대다. 자동차는 달러로 받은 판매 대금을 원화로 바꿀 때 환산액이 줄어든다. 환율 효과로 그동안 높은 수익성을 누렸던 만큼 되돌림도 크다. KRX자동차지수는 3분기 10.2% 하락했다.
조선은 아직 실적으로 확정되진 않았지만 방향은 같다. 증권가는 3분기 평균 환율이 2분기보다 100원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이 1.9%포인트, 한화오션이 3.9%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 한화오션은 환율 민감도가 특히 커서 원화 강세가 빠르면 단기 실적 충격도 그만큼 크다. 반도체도 부담 업종에 들어간다. 노무라증권은 원화가 10% 오르면 영업이익이 약 12% 줄어든다고 추정했고, 씨티그룹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내렸다.
핵심은 종목이 손해를 보는 쪽인지, 이득을 보는 쪽인지를 먼저 가르는 것이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주의할 점은 환율 방향만으로 매수·매도를 결정하지 않는 것이다. 항공·철강의 3분기 상승분에는 이미 환율 기대가 반영돼 있어, 추가 하락이 없다면 재료가 소진될 수 있다. 반대로 자동차·조선의 조정은 환율이 되돌아설 경우 회복 여지가 된다.
앞으로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 엔화 강세 등을 근거로 1300원까지 더 내려간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4분기 대미 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가 환율을 다시 밀어 올릴 것이라는 반등론도 있다. 어느 쪽도 확정된 시나리오가 아니다. 지금 확실한 것은 환율이 업종 손익을 가르는 변수로 커졌다는 사실이고, 보유 종목의 달러 포지션을 확인해 두는 일이 그래서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