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9440억원 재산분할 판결에 불복해 8월 14일 재상고하면서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갔고, 확정은 1년 안팎 미뤄질 전망이다. 판결이 현금 지급을 명령해 SK㈜ 주식이 곧바로 상대방에게 넘어가진 않지만, 최 회장이 9440억원을 마련하는 방식에 따라 지분 매각이나 담보 설정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투자자라면 재판 일정보다 자금 마련 방식과 관련 공시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실질적이다.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은 지난 7월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노소영 관장 몫으로 현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의 1조3808억원보다 약 4368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그럼에도 최 회장은 상고 기한 마지막 날인 8월 14일 재상고장을 냈다. 재산분할 비율, 이혼 후 SK㈜ 주가 상승분을 분할에 반영한 부분, SK실트론 지분 평가 방식 등을 다시 다투겠다는 것이다.
재상고로 사건은 대법원 법리 심리로 돌아갔다. 최종 판단까지는 통상 1년 안팎이 걸린다. 2017년 시작된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언제 확정되느냐'는 불확실성이 그만큼 더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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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짚어둘 것은, 이번 판결이 주식이 아니라 현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법원이 그룹 지배구조를 고려해 SK㈜ 주식을 넘기는 대신 현금 지급을 명령했다. 노 관장에게 SK㈜ 지분이 곧바로 넘어가는 구조가 아니라는 의미다.
진짜 변수는 최 회장이 9440억원이라는 현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최 회장이 보유한 대형 자산은 사실상 SK㈜ 지분 하나뿐이다. 그는 지주회사 SK㈜ 지분 17.9%, 약 1297만주를 갖고 있는데, 다른 계열사 지분은 규모가 미미하다. 재산분할금에 해당하는 주식은 당시 종가 63만원 기준 약 150만주로 추산된다. 이만큼을 시장에 내놓으면 잠재 매도 물량, 이른바 오버행 부담과 지배력 약화 우려가 동시에 커진다.
결국 SK㈜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최 회장이 어떤 카드를 쓰느냐로 갈린다. 재계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꼽는 시나리오는 SK실트론 지분 매각이다. 두산이 SK실트론 지분 70.6%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한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최 회장 지분 가치는 약 9600억원으로 추산돼, 이론상 재산분할금 대부분을 여기서 충당할 수 있다.
| 자금 마련 방식 | 지배구조 영향 | 주가·오버행 부담 |
|---|---|---|
| SK실트론 지분 매각 | SK㈜ 지분 유지, 영향 작음 | 낮음 |
| 주식담보대출·배당 | 반대매매 위험은 남음 | 중간 |
| SK㈜ 지분 직접 매각 | 지배력 직접 약화 | 높음 |
SK실트론이나 담보대출로 돌리면 SK㈜ 물량을 시장에 풀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이 우회로가 막혀 SK㈜ 지분을 직접 파는 상황이 오면 오버행이 현실이 된다. 여기에 하루 약 1억3000만원씩 붙는 지연이자가 조기 자금 마련을 압박하는 점도 방식 선택에 영향을 준다.
재판 결과 자체는 예측하기 어렵다. 대신 다음 신호들이 실제 주가에 더 직접적이다.
확정까지 1년가량이 남은 만큼, 당장의 판결 소식보다 자금 마련 동선에서 나오는 공시를 추적하는 편이 SK그룹주 투자자에게는 더 현실적인 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