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서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른 통합노조가 8월 13일 공식 출범하며 성과급 지급 방식을 최우선 쟁점으로 내걸었다. 회사가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바꾸려 하고 노조는 현금 원칙을 고수하면서, 이 교섭이 3분기 실적 발표 시기와 겹칠 가능성이 커졌다. 주주라면 성과급 방식 자체보다 노사 갈등이 생산이나 HBM 출하에 차질을 주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SK하이닉스에서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함께 아우른 '하이닉스 통합노동조합'이 8월 13일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의 설립신고증을 받고 공식 출범했다. 현재 조합원은 2400여 명이지만, 전체 직원 약 3만5000명의 절반이 넘는 1만8000명 이상을 모아 과반 노조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과반 노조가 되면 회사와의 교섭 대표권이 강해진다.
출범의 방아쇠는 성과급이다. 통합노조는 초과이익분배금(PS)의 현금 지급 원칙을 지키고 교섭 과정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것을 전면에 세웠다. 주주 입장에서 이 문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니라 회사의 보상 구조와 비용이 어떻게 짜이는지의 문제다.

Vito Goričan
지난해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고, 기본급의 1000%였던 상한을 없애기로 합의했다. 지급 방식은 PS의 80%를 그해 현금으로, 나머지 20%를 2년에 걸쳐 나눠 주는 구조였다.
올해 회사는 이 방식을 바꾸려 한다. 성과급의 상당 부분을 자사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 그리고 적자가 나면 임금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자사주 방식이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보상 규모를 흔들 수 있다는 점, 그리고 1년 만에 합의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린 것 자체에 반발하고 있다.
시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을 7월 29일에 발표했고, HBM 수요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다음 분기 실적 발표는 10월 하순으로 예상된다.
통합노조가 막 출범한 만큼 임금·단체협약 교섭은 이제부터 본격화한다. 교섭이 길어지면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논의가 3분기 실적 발표 시기와 맞물릴 수 있다. 성과급 재원이 영업이익에 연동돼 있어, 좋은 실적이 나올수록 노조가 요구할 몫도 커지는 구조다. 실적과 교섭이 서로를 자극하는 구간이 생기는 셈이다.
성과급을 현금으로 주든 자사주로 주든, 사상 최대 이익을 낸 SK하이닉스의 분기 규모에서 지급 방식 변화 하나가 곧바로 주가를 흔들 크기로 보기는 어렵다. 투자자가 더 무겁게 볼 지점은 따로 있다.
정리하면 이번 출범은 SK하이닉스의 보상 구조를 다시 여는 신호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 주가를 가를 변수는 성과급 방식 그 자체보다, 갈등이 생산과 출하로 번지는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