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9월 23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SM엔터 시세조종 혐의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고, 선고는 11월 20일로 정해졌다. 1심이 무죄였던 만큼 결과를 가르는 것은 구형이 아니라 선고이며, 카카오 주가는 구형 소식에 1.61% 내리는 데 그쳐 오너 리스크를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한 모습이다. 주주라면 구형과 선고의 차이를 구분하고 선고 결과와 그룹 사법 리스크, AI 등 신사업 흐름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서울고법에서 9월 23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1심 구형과 같은 형량이다. 재판부는 양측 변론을 종합해 11월 20일 오전 2심 선고를 내린다.
혐의의 뼈대는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이다. 검찰은 카카오가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막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설정·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다고 본다. 창업자가 이 과정을 알았거나 지시했는지가 쟁점이다. 징역 15년은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에서 이례적으로 무거운 구형으로, 검찰이 이 사안을 그만큼 중대하게 본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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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구형과 선고의 차이다. 구형은 검찰이 원하는 형량을 제시하는 절차일 뿐, 형이 확정되는 선고와 다르다. 실제로 1심에서도 검찰은 같은 1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의 논리는 분명했다. 카카오가 장내에서 SM엔터 주식을 대량 매수한 것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해서, 그 자체를 곧바로 시세조종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2심 재판부가 이 판단을 유지할지 뒤집을지가 11월 20일의 핵심이다. 구형이 같다고 결과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주가 반응을 비교해보면 시장의 시선이 읽힌다. 지난해 10월 21일 1심 무죄가 선고되자 카카오 주가는 장중 4%대까지 올라 6만1400원(+4.42%)을 찍었다. 오랜 재판으로 눌려 있던 오너 리스크가 풀린다는 기대가 반영된 움직임이었다.
반면 이번 2심 구형 소식에는 주가가 1.61% 내리는 데 그쳤다. 구형은 이미 1심에서 나온 것과 같은 숫자여서 새로운 정보가 적었고, 시장은 무죄 이후 오너 리스크 완화를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해둔 상태다. 구형이라는 단어의 무게에 비하면 반응은 제한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선고일까지 주주가 지켜볼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선고 결과 그 자체다. 무죄가 유지되면 오너 리스크가 한 단계 더 걷히지만, 유죄로 뒤집히면 형량과 별개로 그룹 전반에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카카오는 지주회사 격 인물의 신변이 계열사 지배구조와 신사업 의사결정에 얽혀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둘째, 선고 이후의 다음 절차다. 어느 쪽이 지든 대법원 상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11월 20일이 사안의 종착점이 아닐 수 있다.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주가는 실적과 신사업 쪽으로 무게를 옮겨간다.
셋째, AI 등 신사업 모멘텀이다. 카카오는 2년 8개월의 수사·재판 기간 동안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웠다고 밝혀왔다. 사법 리스크가 걷히는 만큼 신사업 성과가 주가의 다음 재료가 된다. 반대로 재판이 길어지면 실적과 신사업 진척이 부진할 때 주가를 떠받칠 명분도 함께 약해진다. 정리하면, 구형 숫자에 흔들리기보다 선고 방향과 그 뒤에 남는 사법·사업 변수를 나눠 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