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2026년 9월 7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내년 상반기 상장과 시가총액 10조원 안팎을 겨냥한다. 문제는 순수 패션업체로 보면 몸값이 1조원에도 못 미치고 플랫폼으로 보면 10조가 되는 식이라, 무신사를 어떤 종목과 비교하느냐가 밸류에이션을 통째로 좌우한다는 점이다. 상장 전까지는 예심 통과와 함께 최종 비교기업 선정, 143배까지 거론되는 PER을 정당화할 수익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무신사가 2026년 9월 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예비심사는 거래소가 상장 자격을 사전에 따져보는 단계다. 이걸 통과해야 증권신고서를 내고 공모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즉 상장이 확정된 게 아니라 이제 관문 앞에 선 것이다.
무신사는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세웠고,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잡았다. 상장 예정 주식은 2억2,782만여 주, 이 중 2,660만 주가 공모 물량이다. 실적도 뒷받침된다.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이 8,2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5% 늘어 반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목표 시가총액은 10조원 안팎이다.

Anete Lusina
숫자만 보면 순조로워 보이지만, 밸류에이션에서 걸리는 지점이 하나 있다. 무신사와 사업 구조가 닮은 상장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무신사를 일반 패션·의류 회사로 분류하면 몸값은 확 쪼그라든다. 국내 패션·의류 상장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5~10배 수준인데, 이 기준을 대면 무신사 기업가치는 1조원에도 못 미친다. 반대로 무신사를 성장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목표인 10조원을 맞추려면 지난해 순이익 698억원 기준으로 PER 143배, 매출 대비로는 주가매출비율(PSR) 7.7배가량을 인정받아야 한다.
같은 회사를 두고 밸류가 1조원과 10조원 사이에서 출렁이는 셈이다. 그래서 주관사들도 '플랫폼이냐 패션업체냐'를 놓고 비교기업 설정에 고심해왔다. 경쟁 프레젠테이션 단계에서 무신사가 내민 비교 대상 중 하나는 코스피 시총 8조원대의 뷰티 기업 에이피알이었다.
어느 종목과 묶느냐에 따라 무신사에 대한 평가 틀이 달라진다. 거론되는 후보들은 성격이 제각각이다.
| 기업 | 사업 성격 | 무신사와 비교했을 때 한계 |
|---|---|---|
| 한섬 | 자체·수입 패션 브랜드 | 전통 제조·유통형이라 플랫폼 성장성과 결이 다름 |
| F&F | MLB 등 브랜드 보유 패션 | 브랜드 자산 중심, 오픈마켓형 플랫폼과 차이 |
| 카페24 | 이커머스 솔루션 플랫폼 | 플랫폼이지만 패션 커머스 색채는 약함 |
| 에이피알 | K뷰티·홈뷰티 디바이스 | 무신사가 내민 피어, 업종 자체가 패션 아님 |
표에서 보이듯 어느 하나도 무신사와 딱 겹치지 않는다. 패션 쪽은 성장성 프리미엄을 설명하기 어렵고, 플랫폼·뷰티 쪽은 업종이 달라 직접 비교가 무리다. '국내에 마땅한 비교 대상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투자 판단을 세운다면 몸값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무신사 상장의 핵심 변수는 실적이 아니라 '어떤 잣대로 값을 매기느냐'다. 예심 청구는 그 논쟁의 시작일 뿐이고, 비교기업과 밸류 근거가 공개되는 증권신고서 단계에서 실제 눈높이가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