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4대 은행의 금융사고는 281건 5495억원으로, 우리·국민 두 곳이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며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했다. 다만 개별 사고가 대형 은행주 주가를 뚜렷이 흔든 사례는 드물고, 지금 은행주는 밸류업과 주주환원이 주도하는 재평가 국면에 있다. 사고 뉴스가 나올 때는 금액 크기보다 그것이 규제 비용과 밸류업 신뢰라는 통로로 반영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2026년 7월까지 4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281건, 금액은 5495억원에 이른다. 유형별로는 사기가 3036억원으로 절반이 넘고, 업무상 배임 1554억원, 횡령·유용 900억원이 뒤를 잇는다.
주의할 것은 이 금액이 은행별로 고르게 퍼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두 곳이 전체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한다.
| 은행 | 사고 금액 | 건수 |
|---|---|---|
| 우리은행 | 2843억원 | 70건 |
| 국민은행 | 1422억원 | 73건 |
| 하나은행 | 822억원 | 77건 |
| 신한은행 | 408억원 | 61건 |
건수는 비슷한데 금액 차이가 큰 것은, 소수의 대형 사고가 총액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금액만 놓고 은행의 내부통제 수준을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Rafael Minguet Delgado
연도별로 보면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0년 55억원, 2021년 52억원에 그쳤던 사고 금액은 2022년 895억원, 2024년 1211억원, 2025년 2319억원으로 뛰었다. 책무구조도 같은 내부통제 장치가 도입됐는데도 대형 사고는 오히려 늘었다. 토스뱅크 재무팀장의 28억원 횡령, IBK기업은행 직원들의 6년에 걸친 40억원대 위장대출처럼 내부 임직원이 가담한 사고가 이어진다.
내부 임직원이 낀 사고는 외부 사기보다 더 무겁게 평가된다. 권한이 큰 사람이 저지르면 장기간 은폐가 가능하고, 신뢰를 정면으로 훼손하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정작 궁금한 것은 이 뉴스가 주가에 반영되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개별 금융사고가 대형 은행주 주가를 뚜렷하게 흔든 사례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수백억, 수천억이라는 사고 금액도 조 단위 순이익을 내는 대형 은행의 이익 규모에 비하면 단발성 충격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최근 은행주를 움직인 것은 반대 방향의 힘이었다. 2025년부터 국내 은행주는 ROE 개선, 주주환원 확대, 비이자이익 성장을 근거로 재평가 국면에 들어섰다. 배당성향을 28% 안팎으로 고정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늘리는 밸류업 공시가 이어지면서, PBR 0.3배대까지 눌렸던 저평가 꼬리표를 떼는 흐름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금융사고 뉴스와 밸류업 재평가가 같은 기간에 공존한 셈이다.
그렇다고 내부통제 리스크가 주가와 무관하다는 뜻은 아니다. 사고 금액 자체보다, 그것이 어떤 경로로 밸류에이션에 반영되는지를 봐야 한다.
금융사고 헤드라인이 뜰 때 확인할 순서는 이렇다. 첫째, 사고 규모가 해당 은행의 연간 순이익 대비 어느 정도인지. 대부분은 이익 대비 미미하다. 둘째, 감독당국 제재나 배상으로 이어질 사안인지. 셋째, 같은 은행에서 반복되는 유형인지, 그래서 밸류업 공시의 신뢰를 깎을 만한지.
숫자의 크기에 놀라기보다 그 숫자가 이익과 신뢰라는 두 통로 중 어디로 흘러드는지를 보는 편이 낫다. 5495억원은 10년 누적치이며, 지금 은행주의 방향은 여전히 주주환원이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