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8월 27일 기준금리를 3.00%로 올리며 성장률 전망도 3.3%로 상향해 은행 마진과 대출 수요를 동시에 떠받쳤다. 다만 KRX 은행지수가 6월 말 이후 코스피와 반대로 13% 넘게 오르며 호재 상당 부분이 주가에 선반영됐다. 이제는 분기 NIM과 예대금리차, 연체율, 점도표 추가 인상 여부로 기대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때다.
은행주를 들고 있다면 이번 금통위는 두 가지를 한꺼번에 던졌다.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렸다. 두 달 연속 인상인데, 사실 이번 인상은 시장이 크게 예상하지 못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 조사에서 채권 전문가 100명 중 79%가 동결을 점쳤고 인상을 본 응답자는 20%에 그쳤다.
여기에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3.3%로 0.7%포인트 끌어올렸다. 금리가 오르고 경기도 좋아진다는 조합은 은행 업종에는 드물게 우호적이다. 금리는 마진을, 성장은 대출 자산을 떠받치기 때문이다. 두 가지를 나눠서 보자.
Photo by Anne Nygård on Unsplash
핵심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움직이는 속도 차이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반영하는 반면, 예금 같은 조달금리는 시차를 두고 따라온다. 그래서 금리 인상 초기에는 받는 이자가 주는 이자보다 먼저 늘고, 그 차이가 순이자마진(NIM)으로 잡힌다.
실제로 은행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025년 5월 2.19%를 저점으로 2026년 5월 2.28%까지 올라왔다. 폭은 0.09%포인트로 크지 않아 보이지만, 방향이 저점에서 반등으로 바뀐 것이 핵심이다. 증권가는 2026년 은행주 이자이익 증가율을 5.6%로 본다. 최근 3년간 매년 2% 안팎이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두 번째 축은 성장이다. 성장률 전망이 3.3%로 올라간 배경은 반도체 수출과 투자 호조다. 경기가 살아나면 기업의 설비투자와 운전자금 수요가 늘고, 이는 은행 대출 자산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자산이 늘면서 마진이 유지되면 이자이익은 양쪽에서 커진다.
다만 반대편도 봐야 한다.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대출이 늘면 연체와 대손 위험도 함께 커진다. 특히 가계부채가 2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라, 성장의 온기가 가계 상환 여력으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연체율 상승으로 새는지가 실적의 질을 가른다. 대출 증가율만 보고 좋아할 수 없는 이유다.
문제는 시점이다. 이번 조합은 주가에 상당 부분 먼저 반영됐다. 6월 30일부터 8월 7일까지 KRX 은행지수는 13.1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6.16% 빠진 것과 비교하면 완전한 역주행이다. 반도체가 흔들리는 장에서 은행주가 방어처로 부각된 결과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이 기간 우리금융이 20.00%, 하나금융이 17.54%, 신한금융이 14.82%, KB금융이 10.57%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로 내려오면서 자본비율(CET1)이 3분기에 0.25~0.30%포인트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밸류업 재료로 얹혔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1조3400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요약하면, 7월 인상과 8월 인상 기대가 8월 초까지 주가에 이미 녹아든 상태다.
선반영 구간을 지난 만큼, 이제는 실제 숫자가 기대를 따라오는지가 관건이다.
정리하면, 이번 국면의 실적 방향은 은행에 유리하다. 다만 주가가 그 기대를 먼저 반영한 만큼, 지금부터의 상승은 마진과 자산건전성 숫자가 기대를 실제로 채워줄 때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