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8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렸고 반도체가 밀어 올린 코스피는 6,912선에서 7,000 돌파에 실패했다. 반도체 실적은 주가의 분자를, 금리는 분모를 키워 지수에 상반된 압력을 준다. 단기 방향은 장기금리 추가 급등과 외국인 수급이 어디로 도는지에 달려 있다.

8월 2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같은 날 코스피는 6,912.27로 마감해 전일보다 1.53% 상승했지만, 장중 7,000선 근처까지 갔다가 물러섰다. 반도체가 지수를 밀어 올리는 국면에서 금리 인상이 겹치자 상승분 일부를 반납한 것이다.
금리는 주가의 배경음악이 아니라 할인율 그 자체다. 주식의 이론가격은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가치로 당겨온 값인데, 금리가 오르면 이 할인율이 커져 같은 이익이라도 현재가치가 줄어든다. 특히 이익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성장주일수록 이 효과가 크다. 시중 유동성 측면에서도 금리가 오르면 안전자산인 채권·예금의 상대 매력이 높아져 위험자산으로 향하던 자금 흐름이 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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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코스피에는 방향이 정반대인 두 힘이 동시에 작용한다.
한쪽은 실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운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렸고, 8월 들어 외국인은 2조 원대를 순매수하며 매수 주체로 나섰다. 이건 주가 계산식의 분자, 즉 기업이익 기대를 키우는 힘이다.
다른 한쪽은 금리다. 한 전문가는 "시장 제1변수가 펀더멘털에서 매크로로 넘어왔고, 특히 장기금리 급등이 부담"이라고 짚었다. 금리는 계산식의 분모를 키운다. 밸류에이션, 즉 PER에 하방 압력을 주는 쪽이다.
정리하면 반도체는 분자를, 금리는 분모를 밀어 올린다. 개별 종목의 이익 개선 폭이 금리 상승분을 압도하면 주가는 버티고, 반대면 지수 상단이 눌린다. 이번 인상이 시장에 준 부담이 크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한은이 "앞으로 네 번의 회의에서 한 번 정도 더" 올리는 완만한 경로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급격한 긴축이 아니라면 싸움은 충격의 크기가 아니라 방향성으로 좁혀진다.
지수의 단기 방향을 가늠하려면 다음을 함께 봐야 한다.
장기금리다. 정책금리 인상 자체보다 국고채 같은 장기금리가 얼마나 튀는지가 밸류에이션에 직접 영향을 준다. 전문가가 지목한 부담도 바로 이 장기금리였다.
외국인 수급이다. 이번 상승장은 외국인 순매수가 주도했다. 반도체 매수 강도가 유지되는지, 아니면 금리를 이유로 차익 실현으로 돌아서는지가 지수 상단을 결정한다.
반도체 업황이다. 분자를 지탱하는 핵심이므로 메모리 가격과 HBM 수요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 이익 모멘텀이 살아 있어야 높아진 할인율을 이겨낼 수 있다.
환율과 미국 금리 기대도 변수다. 원·달러 환율과 미 연준의 다음 결정에 대한 시장 기대는 외국인 수급과 장기금리에 다시 영향을 준다.
이번 인상은 물가와 집값, 2000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겨냥한 선제 대응 성격이 짙다. 인상 폭 자체는 0.25%포인트로 완만하고 경로도 급하지 않다. 이 조건이라면 지수를 끌어내리는 건 금리 그 자체보다 장기금리의 추가 급등과 외국인 이탈이다. 반도체 이익 기대가 유지되는 한 상승 추세가 꺾였다고 단정하긴 이르지만, 장기금리와 외국인 수급이 동시에 돌아서는 신호가 나오면 지수 상단은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