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국세청 조사4국이 KB국민은행에 조사요원 30여 명을 투입해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5월 하나·메리츠에 이어 금융권으로 번지는 흐름이다. 추징금은 일회성 비용으로 실적에 반영될 수 있지만 과거 사례처럼 소송에서 뒤집힐 수 있고, 마침 진행 중인 차기 회장 인선과 겹쳐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변수로 남는다. 사유가 공개되지 않고 결과도 미정인 만큼 추징 규모와 인선 일정 두 축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8월 13일 오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에 조사요원 약 30명을 투입해 회계·재무 자료를 확보했다.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로, 조사 기간은 올해 연말까지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조사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 조사가 실적과 주가로 어떻게 번질 수 있는지가 관심사일 텐데, 그 전에 '조사4국'이라는 이름부터 읽어둘 필요가 있다.

Rômulo Queiroz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를 하는 곳이 아니다. 탈세 혐의 등 특정 사유가 포착된 기업을 골라 들여다보는 비정기 조사 전담 부서로, 재계에서 '저승사자'로 불린다. 정기 조사가 순번에 따라 돌아오는 것과 달리, 조사4국이 움직였다는 것 자체가 국세청이 무언가를 겨냥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착수가 곧 혐의 확정은 아니다. 실제 추징으로 이어질지, 이어진다면 규모가 얼마일지는 조사가 끝나야 드러난다.
이번 조사가 KB만의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 투자자 입장에서 더 중요하다. 조사4국은 올해 5월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메리츠증권을 잇따라 조사했고, 3개월 만에 KB국민은행이 세 번째 금융그룹이 됐다. 은행·증권을 가리지 않고 금융권 전반으로 조사가 번지는 흐름이다. 일부 언론은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 뒤 조사가 확대됐다는 맥락으로 본다. 사실관계로 확정된 인과라기보다 흐름을 읽는 해석에 가깝다.
세무조사가 주가로 전해지는 길은 크게 둘이다. 하나는 실적이다. 조사 결과 추징금이 부과되면 일회성 비용으로 잡힌다. 과거 국민은행은 2013년 약 1,243억원, 2007년 약 4,827억원의 세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다만 2007년 건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 환급받았다. 세무조사 결과가 곧바로 손실로 굳는 것이 아니라, 불복과 소송을 거쳐 수년 뒤에 뒤집힐 수도 있다는 뜻이다. 즉각적인 실적 타격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른 하나는 지배구조 불확실성이다. 마침 KB금융은 차기 회장 인선이 진행 중이다. 양종희 현 회장은 11월 임기가 끝나 연임 절차를 밟고 있고,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12월 말 임기 만료로 차기 후보에 올라 있다. 조사 과정에서 내부통제나 회계 문제가 확인되면 경영진 선임 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추징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인선과 겹친 시점 자체가 투자심리에는 변수다.
당장 숫자가 정해진 것은 없으니, 지켜볼 지점을 정해두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이번 조사는 아직 '사유 미공개, 결과 미정' 단계다. 추징 규모도, 주가 영향도 확정된 것이 없는 만큼, 조사 결과와 인선 일정이라는 두 축을 함께 지켜보는 접근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