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전기요금 체납으로 단전 예고를 받을 만큼 자금난을 겪는 가운데 9월 회생계획안이 법원 인가를 받았지만 상품대금 변제 과제가 남았습니다. 홈플러스는 비상장사라 직접 투자 대상이 아니고, 충격은 경쟁 대형마트의 반사이익과 납품업체의 대금 리스크로 갈립니다. 반사이익 수치에는 추석과 공휴일 효과가 섞여 있어 공시와 채권 변제 이행 상황을 함께 봐야 합니다.
홈플러스의 자금난은 전기요금 체납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전력이 미납 점포에 전기공급 정지 예정 안내문을 보냈고, 대구 성서점은 2개월치 약 3억8천만 원이 밀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홈플러스가 미납분 일부를 먼저 내면서 단전 예고는 해제됐지만, 납부 재원이 할인 행사로 마련한 자금이었다는 점에서 상황의 급박함이 드러납니다.
법적 절차는 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2026년 9월 2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인가했습니다. 회생채권자조 75.9%, 담보권자조와 주주조 각 100% 찬성으로 가결됐습니다. 계획의 뼈대는 흑자 점포 중심으로 규모를 줄이고 일부 점포를 매각해 채권 변제에 쓰는 것입니다.
다만 인가가 끝은 아닙니다. 약 5,032억 원 규모의 상품대금 변제가 최대 과제로 꼽히고, 변제가 계획대로 안 되면 법원이 '인가 후 폐지'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8월 임시휴업했던 67개 점포는 10월에 다시 열었지만, 상품을 충분히 들여오지 못해 매출 회복은 더딘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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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 먼저 정리할 점이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비상장사입니다. 주식시장에서 홈플러스 자체를 사고팔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태는 '홈플러스 주가'가 아니라, 이 공백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흐름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고객을 받아내는 경쟁 대형마트, 온라인 유통, 그리고 물건을 대던 납품업체입니다. 이 중 수혜와 피해가 갈리는 지점이 투자 판단의 핵심입니다.
고객 이탈의 수혜는 상장 대형마트로 향하고 있습니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거론되던 7월에는 롯데쇼핑이 장중 6%대, 이마트가 2%가량 오르며 반응했습니다.
실적 수치도 뒷받침됩니다. 이마트의 9월 총매출은 1조7,560억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1.3% 늘었고, 할인점 기존점 매출은 11.8%, 트레이더스 기존점은 21.2% 증가했습니다. 롯데마트의 3분기 국내 기존점 매출은 전년보다 18% 이상 늘었을 것이라는 증권가 추정(하나증권)이 나왔습니다. 증권사들은 홈플러스 공백으로 두 회사가 각각 매출 2%포인트 안팎의 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봤습니다.
여기서 한 번 멈출 필요가 있습니다. 9월 매출 급증에는 홈플러스 효과만 들어 있지 않습니다. 추석이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9월로 앞당겨졌고, 이마트는 9월 공휴일이 지난해보다 이틀 많았으며, 전년에 대형마트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빠졌던 기저효과도 겹쳤습니다.
세 가지가 한꺼번에 작용한 만큼, 두 자릿수 증가율을 통째로 홈플러스 반사이익으로 읽으면 과대평가가 됩니다.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이번 분기 숫자 자체가 아니라, 계절 요인이 빠진 다음 분기에도 기존점 성장률이 유지되느냐입니다. 업계에서도 늘어난 고객을 붙잡는 것이 과제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속되는 점유율 이전이라면 추세지만, 명절 특수라면 되돌아갑니다.
같은 유통주라도 납품업체는 결이 다릅니다. 홈플러스 매출 비중이 컸던 협력사일수록 대금 회수 위험에 노출됩니다. 납품업체 협의회는 5월 말 기준 공익채권 약 7,939억 원이 미변제 상태라고 밝혔고, 회생계획안의 상거래채권은 초기 몇 년간 원금 상환을 미루는 거치 구조로 설계돼 자금이 장기간 묶인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거래 자체도 쪼그라들었습니다. 홈플러스 납품업체는 2024년 말 1,835곳에서 2026년 9월 582곳으로 약 68% 줄었습니다. 신규 납품은 선지급이나 현금거래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 자금 여력이 있는 업체만 거래를 이어가는 구도입니다. 보유 종목 중 홈플러스 의존도가 높았던 식품·생활용품 제조사가 있다면, 매출처 다변화와 대손 반영 여부를 사업보고서에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반사이익은 '이미 반영된 기대'일 수 있습니다. 숫자에 올라타기보다, 효과가 구조적으로 이어지는지 다음 공시에서 확인하는 쪽이 유통주 대응에서는 더 현실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