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열리는 지스타 2026에서 넥슨·엔씨·크래프톤 등 국내 대형 게임사가 B2C 전시에서 빠지고 메인 스폰서를 AI 스타트업이 맡았다. 이들 상당수는 지스타 대신 게임스컴·도쿄게임쇼 같은 해외 대형 행사에서 신작을 공개하고 있어, 불참이 곧 업황 악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게임주는 지스타 라인업보다 개별사의 신작 일정과 해외 성과, 그리고 불참 이유가 ‘신작 부재’인지 ‘무대 이동’인지를 구분해 봐야 한다.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6의 참가사 윤곽이 8월 13일 공개됐다. 눈에 띄는 건 명단이 아니라 빈자리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관람객을 직접 만나는 B2C 전시에서 대부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국내사 중에서는 웹젠 정도가 확인됐다.
빈자리는 호요버스·넷이즈·빌리빌리·센추리게임즈 같은 중국 대형 게임사들이 채웠다. 조직위는 "일부 국내 게임사와 참여를 막판 조율 중"이라며 공개된 명단이 전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Matheus Bertelli
상징적인 변화는 메인 스폰서다. 올해는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 '크랙'을 운영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가 맡았다. 2005년 지스타가 시작된 이래 게임을 만들거나 서비스하지 않는 회사가 메인 스폰서가 된 것은 처음이다. 메인 키비주얼도 네이버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이동건 작가와 협업했고, 전시 영역은 AI·웹툰·모빌리티로 넓어졌다.
게임 축제의 간판이 게임 밖에서 온 셈이다. 조직위가 내건 방향은 게임사 출품 의존도를 낮추고 콘텐츠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이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건 이 불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조직위 설명은 업황 악화보다 '공개할 신작이 마땅치 않다'는 쪽이다. 실제로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는 독일 게임스컴에서, 넥슨게임즈는 도쿄게임쇼에서 신작을 공개했거나 공개할 예정이다. 지스타에 안 나온 것이지 신작 자체가 없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조영기 협회장도 "대형사 참여가 저조하다는 지적은 매년 나오는 이야기"라며 단순 불참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여기에 하반기 대형 신작 공백, 애니메이션·게임 축제인 AGF 같은 경쟁 행사의 성장, 벡스코 제1전시장의 대형 부스 공간 제약이 함께 작용했다. 실제로 조직위는 1전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100부스급 대형 부스가 최대 6개뿐이라고 설명했다.
지스타 참가 여부만으로 게임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신작을 어느 무대에서 공개하느냐는 마케팅 선택이고, 실적을 좌우하는 건 그 신작의 완성도와 흥행이다. 국내사들이 해외 대형 게임쇼로 공개 무대를 옮긴 상황이라면, 지스타 부스 유무보다 게임스컴·도쿄게임쇼에서의 반응이 더 유효한 신호다.
이 조건이라면 지스타 불참 자체를 악재로 읽는 건 성급하다. 다만 특정 회사가 어느 행사에도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 그때는 신작 파이프라인의 공백을 의심할 만하다.
라인업 뉴스를 접할 때는 두 가지를 구분하면 된다. 하나는 불참 이유가 '해외 행사로 무대를 옮긴 것'인지, 아니면 '내놓을 신작이 없는 것'인지다. 다른 하나는 각 회사의 실제 신작 공개 일정과 출시 시점이다. 지스타 현장에서 눈여겨볼 대상도 대형사보다는 중국 게임사의 국내 공략 수위, 그리고 AI·웹툰으로 넓어진 판이 게임업계 수익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다. 이 변화가 특정 상장사의 매출로 이어지는지까지 확인해야 투자 관점의 신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