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버리가 10월 다시 시장이 하락의 '부정 단계'에 있다고 경고했지만, 하락 폭도 시점도 밝히지 않았고 올해 그의 경고 이후에도 S&P500은 기록을 경신했다. 2008년 적중과 달리 반복된 고점 경고는 타이밍이 자주 빗나갔으므로, 경고 자체보다 CAPE·버핏지표 같은 밸류에이션과 금리·수급 지표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낫다. 지표들은 '비싸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하락 날짜는 말해주지 않으므로, 내 비중과 자금 필요 시점부터 순서대로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마이클 버리는 10월 7일 X에 "시장은 분명히 슬픔의 첫 단계인 부정에 있고, 2000년과 2008년을 보면 이 단계는 6~9개월 지속된다"고 적었다. 영화 '빅쇼트'로 유명한 2008년 주택시장 붕괴 예측의 주인공이 다시 하락을 경고한 것이다. 다만 짚어둘 게 있다. 그는 하락 폭도, 부정 단계가 언제 시작됐는지도 말하지 않았다. '270일 안에 폭락'이라는 표현은 6~9개월의 상한을 일수로 바꾼 일부 매체의 해석이지, 그의 발언 자체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명 투자자의 경고는 시장을 점검하는 출발점은 되지만 매매 신호로 쓰기엔 위험하다. 경고보다 중요한 건 지금 가격이 실제로 비싼지, 무엇이 그 가격을 떠받치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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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중과 빗나감을 함께 봐야 한다. 2008년 예측은 명확한 적중이다. 2021년 패시브 투자와 투기를 겨냥한 '사상 최악의 폭락' 경고도 이듬해 약세장이 오면서 방향은 맞았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그는 여러 해에 걸쳐 반복해서 고점을 경고해 왔는데, 그사이 시장은 계속 올랐다. 올해만 봐도 5월 "큰 하락의 정점 부근" 경고 이후 S&P500은 오히려 기록을 경신했고, 10월 7일 기준으로도 S&P500 ETF는 연초 대비 약 14% 올라 있었다. 변동성지수(VIX)는 15 안팎으로 평온한 수준이었다. 즉 이번 경고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방향이 맞더라도 몇 달, 몇 년을 기다려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경고를 숫자로 바꿔보면 우려의 근거는 분명히 있다.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은 자료에 따라 39~41 수준으로, 장기 평균(대략 17 안팎)의 두 배를 넘어 닷컴버블 이후 최고 구간이다. 시가총액을 GDP로 나눈 '버핏 지표'도 230%를 웃돈다. 보통 200%를 넘으면 경계 신호로 본다.
| 지표 | 현재(추정) | 참고 기준 |
|---|---|---|
| CAPE | 약 39~41 | 장기평균 약 17 |
| 버핏지표 | 약 230%+ | 경계선 200% |
| 상위 소수 비중 | 약 30~35% | 역사적 고점권 |
단,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기 전에 두 가지를 감안해야 한다. 버핏 지표는 S&P500 매출의 약 40%가 해외에서 나오는데 GDP는 국내분만 집계해 비율이 부풀려지는 면이 있다. 더 중요한 건 이 고평가의 상당 부분이 소수 대형 기술주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한 분석은 이들 몇 종목을 빼면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약 21~22배에서 16~17배로, 장기 평균 가까이 내려온다고 봤다.
밸류에이션은 '얼마나 비싼가'를 보지만, 그것이 언제 조정될지는 금리와 수급이 좌우한다. 고평가가 유지되려면 낮은 금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서 실질금리의 방향, 금리 인하 기대가 흔들리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수급도 핵심이다. 버리가 2021년부터 지목한 건 사실 패시브 자금의 쏠림이었다. 지수에서 소수 종목 비중이 커질수록, 그 종목들이 흔들릴 때 지수 전체가 함께 흔들린다. 올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0% 넘게 뛴 것도 AI 기대가 특정 업종에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쏠림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조정이 올 때 낙폭을 키우는 구조라는 점은 기억할 만하다.
경고에 반응해 전부 팔거나 그대로 버티기보다, 순서를 정해 점검하는 편이 낫다.
지금 지표들은 '비싸다'는 신호는 분명히 보내지만, '언제 떨어진다'는 날짜는 누구도 말해주지 못한다. 그 둘을 구분하는 것이 경고를 다루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