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포스코퓨처엠과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19만톤 이상의 LFP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ESS와 보급형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고 중국 의존을 줄이려는 포석이지만, LFP는 저마진 제품이라 셀사에는 외형 확대와 이익 개선 사이에 시차가 따른다. 투자자는 양극재사의 경우 양산·가동률을, 셀사의 경우 ESS 수주와 LFP 판가 스프레드를 보고 수혜를 가려야 한다.
삼성SDI가 포스코퓨처엠과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19만톤 이상 규모다. 금액은 보도마다 약 3조원에서 그 이상까지 엇갈리지만, 공급량과 기간은 일치한다.
눈에 띄는 건 셀 업계가 LFP 때문에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고 토로하는 와중에 나온 계약이라는 점이다. LFP는 니켈·코발트를 쓰는 삼원계(NCM)보다 값이 싸고 셀 판가도 낮다. 그런데도 셀사가 양극재를 미리, 대량으로 묶는 이유는 수요 쪽에 있다.
첫째는 ESS(에너지저장장치)다.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뛰면서 북미를 중심으로 ESS용 LFP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둘째는 전기차다. 보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LFP 채택이 늘고 있다. 저가·긴 수명이라는 LFP의 성격이 이 두 시장과 맞아떨어진다.
셋째는 공급망이다. 그동안 LFP 양극재는 중국이 사실상 장악해 왔다. 국내 소재사와 조달망을 짜두는 건 중국 의존을 줄이고, 미국 보조금 요건에 맞는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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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약은 삼성SDI의 손익계산서에 세 갈래로 작용한다.
원가 측면에서 LFP는 양날의 칼이다. 소재가 싸 제품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그만큼 셀당 마진도 얇다. 외형은 커져도 수익성은 쉽게 따라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동률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장기 대량 공급처가 생긴다는 건 ESS·보급형 EV라는 새 수요에 맞춰 공장을 돌릴 근거가 생겼다는 의미다. 고객사 구성도 삼원계 중심의 프리미엄 EV에서 ESS·보급형으로 넓어진다.
다만 배경에는 구조적 고민이 깔려 있다. 셀 업계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공급망 장악 속에서, 적자가 나면 법인세 감면형 지원조차 받기 어려운 '한국판 IRA'의 역설을 지적한다. LFP 확대가 외형 성장과 수익성 압박을 동시에 불러오는 국면에서, 투자 여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변수로 남는다.
같은 계약이라도 포스코퓨처엠(양극재사)과 삼성SDI(셀사)가 받는 효과는 다르다.
포스코퓨처엠은 6년치 물량을 미리 확보했다. 포항 공장의 하이니켈 라인을 LFP용으로 전환 완료하고 2026년 말 양산을 시작하는데, 계약 물량이 그대로 매출 가시성과 가동률로 연결된다. SK온에도 LFP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납품망을 넓히고 있어, 라인이 돌기 시작하면 실적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삼성SDI는 성격이 다르다. LFP는 저마진 제품이라 매출은 늘려도 이익률은 ESS 프로젝트의 수익성과 가동률에 좌우된다. 조달망을 갖춘 것 자체는 길게 보면 경쟁력이지만, 당장의 손익 개선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 구분 | 양극재사(포스코퓨처엠) | 셀사(삼성SDI) |
|---|---|---|
| 수혜 성격 | 물량·매출 가시성 | 외형 확대, 마진은 별개 |
| 반영 시점 | 양산·출하 시작 | ESS 수주·가동률에 연동 |
| 핵심 변수 | 라인 가동률 | LFP 판가·프로젝트 수익성 |
접근에 따라 봐야 할 숫자가 다르다.
양극재사를 본다면 계약 물량이 실제 양산과 출하로 이어지는지, 라인 가동률이 올라오는지가 핵심이다. 계약은 발표됐지만 매출은 양산 이후의 일이다.
셀사를 본다면 북미 ESS 수주잔고, 현지 공장 가동률, 그리고 LFP 판가와 원가의 스프레드를 봐야 한다. 세액공제를 현금화하거나 이전할 수 있게 하는 제도 논의도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
정리하면, 'LFP 수요가 커진다'는 큰 그림은 양쪽 모두에 호재다. 하지만 그 호재가 실적으로 먼저 찍히는 쪽은 물량을 확보한 양극재사이고, 셀사는 ESS 수익성이 확인될 때까지 외형과 이익의 시차를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