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월 고용 부진에도 나스닥이 27,190대로 사상 최고를 쓰자 같은 날 코스피도 7003.74로 7000선을 지켰다. 금리 인상 기대 후퇴가 달러 약세와 반도체 심리로 이어지는 경로지만, 10월 2일엔 외국인이 아니라 기관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상승이 이어지려면 환율과 외국인 수급, 반도체 대형주 흐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지난 2일 미국 9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2만9000명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 8만4000명을 크게 밑돈 수치다. 그런데 나스닥은 1.19% 올라 27,190.86으로 사상 최고치를 썼다. 고용 둔화가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를 꺾은 덕이다. 10월 인상 가능성은 25% 아래로 떨어졌고, 금리에 민감한 엔비디아와 AMD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고용이 나쁜데 주가는 오르는, 언뜻 교과서와 반대로 보이는 장면이다.
여기까지는 미국 안의 이야기다. 관심사는 이 상승이 코스피까지 어떤 길을 거쳐 오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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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식으면 달러를 쥐고 있을 이유가 줄어든다. 2일 달러인덱스는 101.88로 소폭 내렸고, 원-달러 환율은 7.8원 떨어진 1350.6원이 됐다. 원화가 강해지면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주식의 환차익 기대가 커져, 이론적으로는 매수 유인이 생긴다.
한국 증시에서 미국 기술주 훈풍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은 반도체다. 엔비디아와 AMD가 오르면 이들과 공급망으로 엮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투자심리도 따라 움직이기 쉽다. 다만 2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보합, SK하이닉스는 0.44%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반도체의 신고가가 그대로 복사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반도체는 미국 AI 투자 흐름뿐 아니라 메모리 업황이라는 자체 변수도 크게 받는다. 미국 대형 기술주가 올라도 메모리 가격 전망이 약하면 국내 반도체주는 따로 움직인다. 미국發 훈풍은 방아쇠일 뿐, 업황이라는 본체가 함께 받쳐줘야 주가가 오른다.
경로의 마지막은 누가 실제로 사느냐다. 이날 코스피는 32.39포인트(0.46%) 오른 7003.74로 7000선을 지켰는데, 지수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이 아니라 기관이었다. 기관이 약 41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800억원 넘게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8000억원 넘게 팔았다. 기관 매수가 없었다면 지수는 밀렸을 상황이다. 달러 약세라는 우호적 환경에도 외국인 매수가 자동으로 따라붙지는 않은 셈이다.
즉 '미국이 오르면 코스피도 오른다'는 환율과 수급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성립하는 명제다. 2일엔 그 관문 중 하나인 외국인이 닫혀 있었는데도 기관이 그 자리를 메웠다. 반대로 말하면, 기관의 힘이 빠지는 날에는 같은 미국 호재가 코스피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경로가 이어질지는 다음 몇 가지로 가늠할 수 있다.
네 가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미국發 상승은 코스피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반대로 환율이 되돌려지거나 외국인이 다시 팔면, 미국이 올라도 코스피는 제자리걸음에 그칠 수 있다.
지수가 오른 날에도 그 상승을 누가 만들었는지를 보면, 다음 흐름을 읽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미국 지수만 보고 코스피를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