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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금융

승객 3명 괌 노선이 항공주에 보내는 신호

지난해 11월 괌발 대한항공편에 승객이 3명뿐이었지만 항공사는 공정위 기업결합 시정조치에 따른 공급좌석 90% 유지 의무 탓에 좌석을 줄이지 못한다. 수요가 급감해도 공급을 유지해야 하니 고정비가 그대로 나가 해당 노선은 적자로 흐르기 쉽다. 투자자는 항공사 실적에서 지역별 탑승률과 공급·수요 추이를 보면 이런 규제 노선이 손익에 주는 부담을 가늠할 수 있다.

오늘의 증시 정리·2026. 10. 03.
승객 3명 괌 노선이 항공주에 보내는 신호

180석에 3명, 그런데도 못 줄인다

지난해 11월 7일 괌에서 부산으로 온 대한항공 KE2260편에는 승객이 3명뿐이었다. 승무원 6명보다 적은 숫자다. 그런데도 항공사는 이 노선의 좌석을 마음대로 줄일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공급좌석 유지 의무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장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팔리지 않는 좌석을 계속 띄워야 한다는 건 곧 노선 손익과 직결되는 제약이다.

공급좌석 유지 의무란 무엇인가

airport departure board airplanes

Hobi Photography

이 의무는 운항 규정이 아니라 기업결합 조건에서 나왔다. 공정위는 2024년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40개 노선의 공급 좌석을 2019년 대비 90% 아래로 줄이지 못하도록 못 박았다. 괌 노선이 여기에 포함된다.

대한항공은 괌 수요가 급감했다며 기준을 90%에서 70%로 낮춰 달라고 요청했지만, 공정위는 9월 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괌의 인기 하락이 시정조치 확정 이전부터 이어져 온 흐름이라 새로운 사정 변경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슬롯을 자진 반납하면 구조적 조치가 끝난 것으로 봐 달라는 요청도 거부됐다.

참고로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회수 제도(일정 기간 노선을 띄우지 않으면 운수권을 거둬 재배분)와는 별개다. 괌 사례의 제약은 어디까지나 결합 승인에 붙은 한시적 조건이다.

수요가 줄어도 비용은 줄지 않는다

비행기를 한 번 띄우는 비용은 승객 수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연료비, 승무원 인건비, 공항·슬롯 사용료, 항공기 리스료 같은 고정비가 큰 몫을 차지한다. 좌석을 다 채우든 3명을 태우든 이 비용은 대체로 그대로 나간다.

그래서 탑승률이 떨어질수록 좌석 하나에 붙는 실질 단가는 나빠진다. 공급은 90%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그 노선은 태울수록이 아니라 띄울수록 손실이 쌓이는 구조에 가까워진다.

여기에 외부 비용이 겹쳤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뛰고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 1500원 전후까지 올라, 대한항공은 4월부터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해 왔다. 연료와 환율은 항공사 비용에서 가장 민감한 항목이라, 저수요 노선의 부담이 이런 국면에서 더 두드러진다.

실적에서 노선 구조를 확인하는 법

이 부담이 실제로 얼마나 큰지는 재무제표의 영업이익 한 줄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투자자가 볼 지점은 노선·지역 단위 지표다.

첫째, 지역별 탑승률(L/F)과 여객 단가(yield)다. 항공사 IR 자료와 사업보고서는 보통 미주·구주·동남아·일본·대양주 등 권역별 여객 실적을 나눠 공개한다. 괌이 속한 권역의 탑승률이 유독 낮다면 저수요 노선의 흔적이다.

둘째, 공급(ASK)과 수요(RPK)의 증가율 비교다. 공급만 늘고 수요가 못 따라오면 단가 압박으로 이어진다. 공급좌석 유지 의무가 걸린 노선은 공급을 줄이지 못하는 쪽이라 이 격차가 벌어지기 쉽다.

셋째, 시정조치 대상 노선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괌 한 노선의 적자가 뼈아프더라도 전사 실적을 흔들 정도인지는 비중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조건이라면, 개별 노선의 손실보다 유가·환율 같은 전사 변수와 구조적 조치(슬롯 이관 등)의 완료 시점을 함께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규제가 한시적인 만큼, 조건이 풀리는 시점이 저수요 노선 부담의 분수령이 된다.

출처

  1. '눕코노미' 상황에 환율·유가 뛰어도 "좌석 유지하라"..항공업계 한숨
  2. '텅텅 빈 괌노선'…공정위, '좌석공급 의무 줄여달라' 대한항공 요구 기각 의견
#대한항공#항공주#괌노선#공정위#기업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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