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발행주식의 3.3%인 40조원 규모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하자 8월 20일 주가가 13%대 급등하며 오전 9시57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1조7천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코스피200에서 20%대 중반을 차지하는 이 종목이 지수 전체를 6%대 끌어올린 결과다. 반도체 대형주 동반 상승은 주주환원 기대를 반영한 것이지만, 업황 방향은 메모리 가격과 AI 수요로 따로 확인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8월 19일 이사회에서 40조4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보통주 2,407만주,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며 국내 상장사 역대 최대 규모다. 취득은 8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장내에서 진행된다.
발표 다음 날인 8월 20일, SK하이닉스는 13%대 급등해 170만원선에 올랐다.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실제로 줄이는 조치라 단순한 자사주 매입보다 강한 주주환원 신호로 읽힌다. 문제는 이 매수세가 지수 전체를 흔들 만큼 컸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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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 57분,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200 선물이 기준가 1,016.25에서 1,068.15로 5.10% 오른 상태가 1분간 이어지자, 프로그램 매매 매수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급변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멈춰 현물 시장으로 번지는 과열이나 급락을 식히는 장치다. 흔히 급락장에서 떠올리지만, 이번처럼 급등할 때도 매수 쪽에 걸린다. 올해 들어 24번째 발동이었다. 대형주 하나의 재료가 지수 선물을 5% 넘게 밀어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SK하이닉스의 시장 영향력을 보여준다.
사이드카를 부른 힘은 수급에서 나왔다. 이날 외국인이 1조3,804억원, 기관이 3,22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2조3,64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동시에 사들이고 개인이 파는 구도는, 소각이라는 재료를 기관성 자금이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코스피는 이날 6%대 오르며 장중 6,902까지 올라 6,900선에 다가섰다. 코스피200에서 SK하이닉스 비중이 20%대 중반, 삼성전자와 합치면 지수의 절반 안팎이라, 두 종목이 오르면 지수와 지수 관련 프로그램 매수가 함께 밀려드는 구조가 이번 급등을 증폭시켰다.
여기에 더해, 회사가 직접 사들이는 물량도 무시하기 어렵다. 취득은 8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석 달에 걸쳐 장내에서 이뤄진다. 하루에 다 사는 것이 아니라 기간을 두고 꾸준히 매수하는 방식이라, 그동안은 회사 자체가 일정한 매수 주체로 시장에 남는다. 발표 당일의 급등과 별개로, 이 기간 동안 수급의 한 축이 매수 쪽에 서 있다는 점이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날 삼성전자도 9%대, SK스퀘어는 11%대 함께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소각이 반도체 대형주 전반의 주주환원 기대와 저평가 인식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주환원 재료와 업황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소각은 이익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AI 메모리 호황으로 쌓인 순현금(약 69조원)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결정이다. 반도체 업종의 방향을 결정하는 건 결국 메모리 가격과 AI 수요다. 이번 급등이 업황 개선까지 확정한 신호라고 보긴 이르다. 배당의 구체적 규모는 3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되므로, 주주환원 강도의 실제 크기는 그 수치를 확인한 뒤 판단하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