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가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미국 메모리 생산 협상설을 보도한 9월 16일, 미국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4.03% 올랐다. 아직 확정된 계약이 아닌 '검토' 단계인데도 기대감이 주가에 먼저 반영된 것으로, 실제 실현까지는 한국 정부 심사와 비용 등 변수가 남아 있다. 투자자는 양사 공식 발표와 후속 일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단기 반응과 실현 가능성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9월 16일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인텔과 손잡고 미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거론된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일부를 SK하이닉스가 임차하는 안, 다른 하나는 인텔과 주요 클라우드 기업이 함께 합작법인을 세우는 안이다.
같은 날 미국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4.03% 상승했다. 시장이 인텔을 먼저 수혜주로 본 이유는 단순하다. 건설 중인 오하이오 공장이라는 유휴에 가까운 자산에 SK하이닉스라는 세입자 혹은 파트너가 들어오면, 인텔로서는 투자 회수의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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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확정된 사실보다 기대를 먼저 반영한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이라도, 성사됐을 때의 이익이 크고 그럴듯하다고 판단되면 매수세가 붙는다. 이번처럼 AI 메모리 수급난이 심한 국면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이라는 재료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읽힌다.
문제는 반대 방향이다. 기대만으로 오른 주가는 기대가 흔들리면 그만큼 빠르게 되돌려진다. 정작 SK하이닉스는 이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인텔도 보도를 추측이라며 축소했다. 재료를 던진 쪽은 외신이고, 당사자들은 선을 그은 셈이다.
같은 뉴스라도 두 회사의 처지는 다르다. 인텔은 완성해도 채울 물량이 마땅찮던 공장에 파트너가 생기는 그림이라 반길 이유가 분명하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설비 투자비, 그리고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을 심사하는 한국 정부의 산업기술보호법이라는 관문을 함께 떠안는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검토의 성격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인디애나주에 약 40억 달러, 우리 돈 5조4800억원을 들여 HBM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고 양산 목표는 2029년 하반기다. 여기에 오하이오 웨이퍼 생산까지 더해진다면, 후공정에 그쳤던 미국 생산을 전공정으로 넓히는 전략적 확장이 된다. 무게가 다른 만큼 결정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지금 주가에 반영된 것은 사실이 아니라 시나리오다. 시나리오가 사실로 바뀌는 길목마다 확인할 지점이 있다.
정리하면, 이번 상승은 재료의 실현이 아니라 기대의 선반영이다. 확정 발표와 정부 심사라는 두 관문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단기 뉴스에 실린 주가와 실제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나눠서 보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