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8월 24일 로슈 자회사 제넨텍에 비만신약 HM17321을 최대 23억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하며 국내 단일 후보물질 역대 최대 계약을 맺었다. 개별 대형 계약이 섹터 전체 상승으로 번지려면 유사 파이프라인 보유와 임박한 임상 데이터라는 조건이 맞물려야 한다. 함께 거론되는 후보주는 임상 단계와 데이터 공개 일정으로 걸러 보고, 개별 종목의 개별 위험과 섹터 전체 접근을 구분해야 한다.
한미약품은 8월 24일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에 비만·대사질환 신약 후보 HM17321을 기술수출했다고 발표했다. 총 규모는 최대 23억 달러, 우리 돈으로 3조원대다. 이 가운데 임상 성패와 무관하게 받는 선급금이 1억9,000만 달러(약 2,850억원)이고, 나머지는 개발·허가·상업화 단계마다 나눠 받는 마일스톤과 판매 로열티다.
한미는 한국 내 권리를 남기고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권리를 제넨텍에 넘겼다. 임상 1상은 한미가 2027년 3월까지 마친 뒤 이후 단계를 제넨텍이 맡는다. 발표 직후 하나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61만원에서 66만원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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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기술수출이 나오면 같은 날 다른 제약바이오주도 함께 오르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 상승이 이어지는지는 종목마다 다르다. 한 기업의 계약금은 그 기업의 실적이지 옆 회사의 실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호재가 섹터 수급으로 옮겨가려면 대체로 세 가지가 겹쳐야 한다. 이번 계약처럼 비만·대사질환이라는 특정 분야가 주목받아야 하고, 같은 분야에서 임상 데이터 공개나 계약 발표가 임박한 다른 기업이 있어야 하며, 글로벌 제약사가 그 분야를 실제로 사들이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돼야 한다. 셋 중 하나만 있으면 당일 반짝 상승에 그치기 쉽다.
한미의 이번 계약은 마침 5월 릴리와 맺은 소네페글루타이드 기술이전에 이은 것이다. 한 회사가 짧은 기간에 두 건을 연달아 성사시키면 시장은 특정 분야 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확인한 것으로 읽는다. 개별 종목 뉴스보다 이 분야 신호가 섹터 심리에는 더 오래 남는다.
이런 계약이 나오면 증권가와 커뮤니티에서 비만·GLP-1 계열 후보주 목록이 빠르게 돈다. 목록 자체를 매수 근거로 삼으면 곤란하다.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과 실제로 계약 가능성이 있는 것은 다르다.
거를 때 확인할 질문은 좁다. 그 기업의 후보물질이 지금 어느 임상 단계에 있는지, 결과를 가를 데이터 공개 일정이 잡혀 있는지, 이미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공식 언급이 있었는지다. 세 가지 중 임상 단계와 공개 일정은 회사 공시나 임상 등록 정보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수혜가 기대된다"는 수준의 언급만 있고 단계도 일정도 불확실하면, 기대가 선반영됐다가 빠질 위험이 그만큼 크다.
같은 테마라도 개별 종목을 사는 것과 섹터 전체에 분산하는 것은 위험의 성격이 다르다. 개별 후보주는 임상 한 건의 성패에 주가가 크게 흔들린다. 데이터가 기대에 못 미치면 계약이 무산되고 낙폭도 깊다.
섹터 전반의 방향에 베팅하고 싶다면 여러 종목이나 관련 상장지수펀드로 나누는 편이 개별 임상 위험을 줄인다. 대신 특정 종목이 크게 오를 때의 상승폭은 희석된다. 정리하면, 개별 임상 결과를 직접 따라갈 자신이 있다면 단계와 일정이 확인된 소수 종목에 집중하고, 그렇지 않다면 분산으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한미약품의 이번 계약은 분야 자체가 팔린다는 신호이지, 목록에 오른 모든 종목이 같은 결과를 낸다는 뜻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