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11일 국제유가가 사우디 송유관 공격과 호르무즈 통항 위축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넉 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급등은 정제마진이 넓어지는 정유주엔 우호적이지만 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지는 항공주엔 악재로, 업종별 비용 구조에 따라 명암이 갈린다. 2019년 사례처럼 급등 폭보다 공급 차질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가 관련주 향방을 가르므로, 매수 전 송유관 복구 속도와 정제마진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
9월 10~11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00달러를 돌파했고 브렌트유도 105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5월 이후 약 넉 달 만의 최고치이자 8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방아쇠는 중동이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유조선으로 번지고,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이 사우디 에너지 시설로 확대됐다. 공급이 실제로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을 밀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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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사우디의 동서(East-West) 송유관이다. 1,200km 길이의 이 송유관은 최근 하루 400만~500만 배럴을 실어 날랐는데, 이라크발 드론 공격으로 9월 11일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이 물량만으로 세계 원유 공급의 약 4~5%에 해당한다.
바닷길도 좁아졌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은 8월 말 하루 800만~90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 아래로 급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원유 공급이 하루 430만 배럴가량 줄 것으로 봤다. 공급 차질이 우려가 아니라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유가가 뛰면 업종별 명암이 갈린다. 이번에도 정유주는 정제마진 기대에 반등했고, 항공주는 비용 부담에 밀렸다. 갈림길은 비용 구조에 있다.
| 업종 | 유가 급등 영향 | 이유 |
|---|---|---|
| 정유 | 우호적 | 정제마진·재고이익 확대 기대 |
| 항공 | 부담 | 유류할증료 급등, 원가 전가 어려움 |
| 해운 | 중립 | 연료비 늘지만 운임 급등이 상쇄 |
정유사는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정제마진으로 돈을 번다. 유가가 오를 때 제품 가격이 더 크게 붙으면 마진이 넓어지는 구조다. 항공은 반대다.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4단계에서 21단계로 뛰었고, 저비용항공사는 이 원가를 항공권에 곧바로 얹기 어렵다. 해운은 연료비가 늘지만 운임이 이를 덮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월 초 1489에서 9월 초 3590으로 약 141% 올랐다.
비슷한 장면은 2019년에도 있었다. 그해 9월 14일 후티 반군이 사우디 아람코의 아브카이크·쿠라이스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해 하루 570만 배럴, 세계 공급의 약 5%가 멈췄다. 브렌트유는 하루 만에 19% 뛴 71.95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급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우디가 생산을 빠르게 복구하자 유가는 곧 되돌아갔다. 공급 충격의 크기만큼이나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가 관련주 주가를 가른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추격 매수를 저울질한다면 다음을 먼저 보는 편이 낫다.
유가 100달러는 정유주에 우호적이고 항공주엔 부담이라는 방향 자체는 뚜렷하다. 다만 이 구도가 이어질지는 이번 공급 차질이 단기 충격에 그치느냐, 장기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급등한 첫날의 주가보다 그다음 몇 주의 공급 뉴스를 보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