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6월 사상 최고인 38조 원대로 불었고, 레버리지 ETF까지 더하면 규모가 75조 원에 육박한다. 신용 비중이 높은 종목은 조정이 오면 반대매매와 ETF 리밸런싱 물량이 겹쳐 지수보다 낙폭이 커지기 쉽다. 보유 종목의 신용잔고 비율과 반대매매 추이를 지표로 확인하면 조정 국면의 위험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증권사 대출로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올해 6월 22일 약 38조5천억 원으로 사상 최고를 찍었다. 5월 말 처음 38조 원을 넘은 뒤에도 줄지 않았다. 여기에 레버리지 ETF 순자산까지 더한 레버리지 투자 규모는 5월 말 약 74조8천억 원으로, 지난해 말 41조 원에서 다섯 달 만에 80% 넘게 불었다.
이런 흐름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아시아 여러 시장에서 차입을 낀 투자가 함께 늘며, 이 돈이 다음 조정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상승장에서 쌓인 빚이 하락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가 관건이다.

Alex Luna
한국은행은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 반대매매와 레버리지 ETF 환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하락 압력을 키운다고 진단했다. 특히 코스피가 5% 이상 빠질 때 레버리지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신용·미수 반대매매가 늘어나는 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이 매물이 사람의 판단이 아니라 시스템의 규칙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담보 가치가 기준 밑으로 내려가면 증권사는 다음 거래일에 주식을 강제로 판다. 레버리지 ETF도 지수를 따라가려고 하락분만큼 기계적으로 편입 자산을 줄인다. 두 물량이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나오면 조정이 조정을 부른다.
여기서 종목별 차이가 생긴다. 신용잔고가 많이 쌓인 종목일수록 조정 때 강제로 나오는 물량이 크다. 실제로 5월 말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는 4조3천억 원, SK하이닉스는 3조5천억 원에 달했다. 대형주라고 예외가 아니다.
반대매매가 시작되면 그 종목의 매도 물량이 늘고, 주가가 더 빠지면 다음 계좌가 다시 담보 기준 밑으로 떨어져 또 반대매매가 나온다. 신용이 몰린 종목에서 이 연쇄가 짧은 시간에 반복되면, 같은 조정장에서도 지수보다 낙폭이 깊어진다. 오를 때 신용을 끌어들여 더 올랐던 종목이, 내릴 때는 그만큼 더 흔들리는 셈이다.
종목의 조정 위험을 가늠하려면 주가 차트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 지표를 함께 보는 편이 낫다.
| 지표 | 무엇을 보나 | 위험 신호 |
|---|---|---|
| 종목 신용잔고율 | 시가총액 대비 신용 비중 | 비율이 높고 계속 증가 |
| 일별 반대매매 금액 | 시장 강제 청산 규모 | 급증세로 전환 |
| 코스피 낙폭 | 5% 룰 부근 여부 | 5% 이상 하락 구간 |
종목 신용잔고율은 증권사 HTS나 거래소 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율이 높은 종목은 좋은 소식에도 덜 오르고 나쁜 소식에는 더 빠지는 경향이 있다.
신용융자가 사상 최대라는 사실은 시장 전체의 배경일 뿐이다. 실제 조정 위험은 종목마다 다르다. 신용잔고율이 낮고 실적이 받쳐주는 종목과, 신용만 잔뜩 쌓인 종목은 같은 하락장에서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
지금처럼 빚투가 사상 최대인 국면에서는, 종목을 고를 때 실적과 밸류에이션만큼이나 누가 어떤 돈으로 그 주식을 들고 있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