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상반기 낸 법인세는 11조20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늘며 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법인세는 대체로 지난해 실적을 반영해 납부하는 후행 지표여서, 급증 자체는 이미 지나간 호황의 확인에 가깝다. 이 숫자는 매수 타이밍보다 회사 간 수익 체력 비교에 쓰고, 앞날은 HBM 수요 등 선행 지표로 판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상반기에 낸 법인세가 11조20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3조9876억 원, SK하이닉스가 7조2207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두 회사의 법인세 합계가 4조1906억 원이었으니, 1년 만에 167%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는 2019년 상반기(12조6614억 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다.
| 구분 | 2025 상반기 | 2026 상반기 | 증가율 |
|---|---|---|---|
| 삼성전자 | 1조1187억 | 3조9876억 | +256% |
| SK하이닉스 | 3조719억 | 7조2207억 | +135% |
| 합계 | 4조1906억 | 11조2083억 | +167% |
눈에 띄는 대목은 순서다. 회사 규모는 삼성전자가 훨씬 크지만, 법인세는 SK하이닉스가 두 회사 몫의 3분의 2 가까이를 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앞세운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세금 규모에까지 드러난 셈이다.

Tima Miroshnichenko
법인세는 이익이 나야 낸다. 그래서 대규모 법인세는 그 자체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증거로 통한다. 반도체 두 회사의 세금이 폭증했다는 건 AI 서버 수요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실적으로 확인됐다는 신호다.
다만 시점을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법인세는 대체로 지난 사업연도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해 낸다. 12월 결산 법인은 이듬해 신고·납부 절차를 거치고, 8월에는 중간예납도 한다. 즉 올해 상반기에 낸 세금은 상당 부분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을 반영한다.
이 지점이 투자자에게 중요하다. 법인세 급증은 미래를 미리 알려주는 신호가 아니라, 이미 지나간 호황을 사후에 확인해 주는 후행 지표에 가깝다.
주가는 통상 실적을 앞서 움직인다. 지난해 반도체 실적이 좋았다면 그 기대는 이미 지난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법인세 뉴스를 보고 "실적이 좋으니 지금 사자"고 판단하면, 이미 반영된 과거 정보를 뒤늦게 쫓는 셈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숫자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활용법이 다를 뿐이다. 두 회사의 법인세 비율 변화는 업체별 수익 체력의 상대적 차이를 보여준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선 구도는 HBM 경쟁력이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종목을 고르는 관점에서는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이렇다. 법인세 규모는 "과거 실적 확인"과 "회사 간 비교"에 쓰고, 매수·보유 결정의 핵심 근거로는 삼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앞날을 가늠하려면 선행 지표를 봐야 한다. HBM에 대한 고객사 수요와 계약 물량,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 메모리 재고와 가격 추세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지표가 계속 우상향한다면 지금의 이익이 내년 세금으로 다시 확인될 것이고, 꺾인다면 법인세는 뒤늦게 그 사실을 반영할 것이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두 회사의 연간 법인세가 100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는 실적이 상반기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가정에 기댄 공격적인 추정이다. 확정된 숫자가 아니라 시나리오로 받아들이는 편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