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 코스피가 5,469.47로 마감해 4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5,500선이 무너지면서 저점 매수 논의가 커졌다. PBR·신용잔고·외국인 수급은 바닥 확률을 가늠하는 참고치일 뿐 어느 하나도 바닥을 확정해 주지 않는다. 지표가 엇갈릴 때는 한 번에 들어가기보다 분할로 접근해 틀려도 버틸 수 있게 설계하는 편이 낫다.
2026년 10월 26일 코스피는 5,469.47로 마감했다. 종가가 5,5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4월 이후 약 6개월 만이고,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078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쯤 되면 "지금이 바닥 아니냐"는 질문이 나온다.
문제는 바닥을 실시간으로 짚어 주는 지표가 없다는 점이다. 아래 지표들은 바닥일 확률을 가늠하는 참고치일 뿐, 바닥을 확정해 주지 않는다. 각 지표가 무엇을 재고 어디서 틀리는지부터 알아야 숫자에 휘둘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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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주가순자산비율)은 주가가 기업의 순자산 대비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보는 지표다. 1배면 장부가치만큼, 1배 아래면 장부가치보다 싸게 팔린다는 뜻이라 흔히 저평가의 근거로 쓰인다.
한계도 분명하다. 분모인 순자산은 실적이 나빠지면 함께 줄어, PBR이 낮아 보여도 기업 가치가 깎이는 중일 수 있다. 증권가가 내놓는 '밸류에이션 하단'도 자주 깨진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 선행 PBR 1.3~1.4배를 근거로 코스피 6,000선을 하단으로 제시했지만, 지수는 그 아래로 내려왔다. 싸다는 신호는 바닥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빚을 내서 산 주식의 규모다. 급락장에서는 담보 가치가 떨어진 신용 물량이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되며 하락을 키운다. 그래서 신용잔고가 큰 폭으로 줄어든 뒤라야 "팔 사람은 대체로 팔았다"고 볼 여지가 생긴다.
다만 잔고의 절대 수준만으로는 판단이 이르다. 한 증권사 분석은 신용융자 잔고의 변화율을 과거 급락기와 비교해야 청산이 정점을 지났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봤다. 잔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버티고 있다면 추가 반대매매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수치 자체는 금융투자협회가 신용거래융자 잔고를 매일 공개하니, 단순히 '많다'가 아니라 며칠째 줄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실용적이다.
외국인 순매도는 지수 방향을 좌우하는 큰 축이다. 최근 매도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고, 지수를 떠받칠 뚜렷한 매수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급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수급은 환율, 글로벌 금리, 반도체 업황 전망에 따라 움직이는 결과에 가깝다.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섰다는 사실은 보통 바닥을 지난 뒤에야 확인된다. 순매도가 하루 멈췄다는 것만으로 매수를 서두를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실전에서 이 지표들은 한 방향을 가리키지 않는다. PBR은 싸다고 하는데 신용잔고는 아직 높고 외국인은 여전히 판다면, 바닥이라 단정할 수 없다. 이럴 때 한 번에 전액을 넣는 선택은 틀렸을 경우 더 살 여력을 모두 소진시킨다.
그래서 현실적인 접근은 분할이다. 한 번에 사지 않고 몇 차례로 나눠 들어가면, 더 떨어져도 평균 단가를 낮출 여지가 남고 반등하면 일부라도 올라탄다. 지표가 하나둘 같은 방향으로 모일 때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바닥을 맞히려 애쓰는 대신, 틀려도 버틸 수 있게 설계하는 쪽이 오래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