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코스피가 AI 수익성 우려로 3.52% 급락한 뒤 유가 상승까지 겹치며 변동성이 커졌다. 이런 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빠지는 방어주는 실적 안정성, 꾸준한 배당, 낮은 금리·환율 민감도라는 세 조건으로 가려낼 수 있다. 다만 방어주도 급락장에서는 함께 빠질 수 있고 유가가 오르는 국면에선 유틸리티가 오히려 불리할 수 있어, 비중을 바꾸기 전에 매출 구조와 배당 여력을 따져봐야 한다.

10월 22일 코스피는 3.52% 내린 5533.77에 마감했다. 방아쇠는 미국 쪽이었다. 메타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AI에 쏟는 돈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커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끝나 수급을 받쳐주던 힘도 약해졌다.
이튿날인 23일엔 장중 5400선이 무너지며 낙폭이 4%를 넘기도 했다. 나스닥 하락에 더해 중동 긴장으로 유가가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도 위험 회피 심리를 부추겼다. 종가는 SK하이닉스 반등 덕에 소폭 올랐지만, AI 수익성 의심과 유가 부담이 겹친 장세라는 성격은 그대로 남았다.

Ichear Xue
급락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는 업종을 흔히 방어주라 부른다. 가려내는 기준은 크게 셋이다.
첫째는 실적 안정성이다. 경기가 나빠져도 수요가 잘 줄지 않는 업종이 여기 속한다. 식품·음료·생활용품 같은 필수소비재, 전기·가스·수도를 다루는 유틸리티, 가입자 기반이 탄탄한 통신(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사람들이 불황이라고 라면과 전기를 끊지는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배당이다. 꾸준히 배당을 주는 종목은 주가가 빠져도 배당 수익이 손실을 일부 메워주고, 그만큼 매도 압력도 덜하다. 다만 배당은 이익에서 나온다.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거나 현금흐름이 흔들리는 기업이라면 '고배당'이라는 간판만 믿어선 안 된다.
셋째는 금리·환율 민감도다. 고배당·고부채 업종은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배당의 상대 매력도 떨어진다. 연료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기업은 유가와 환율이 오를 때 원가가 밀린다. 같은 '방어주'라도 거시 변수에 노출된 정도는 제각각이다.
여기서 선을 그어둘 필요가 있다. 방어주는 '덜 빠지는' 주식이지 '안 빠지는' 주식이 아니다. 투자자들이 현금을 확보하려 할 때는 좋은 주식, 나쁜 주식을 가리지 않고 팔기 때문에 방어주도 함께 밀린다. 또 시장이 다시 오를 때는 성장주에 밀려 소외되기 쉽다.
특히 지금 장세는 교과서적 공식이 흔들리는 구간이다. 유가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연료비 비중이 큰 유틸리티가 전형적인 방어처가 되지 못할 수 있다. 하락장이라고 반사적으로 유틸리티를 담는 선택이 이번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업종 꼬리표가 아니라 그 기업의 원가 구조를 봐야 하는 이유다.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려 비중을 조정하기 전에, 종목별로 다음을 확인해두면 판단이 선명해진다.
이 조건들을 통과하는 종목일수록 급락장에서 버티는 힘이 강하다. 반대로 하나라도 크게 걸린다면, 그 종목은 이름만 방어주일 가능성이 있다. 결정은 시장 전체의 방향을 맞히는 데 있지 않고, 내가 가진 종목이 어떤 충격에 약한지를 아는 데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