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4.85%, 성장주부터 흔들리는 이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9월 9일 장중 4.857%까지 올라 2023년 11월 이후 최고를 찍었고,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3배 확대 발표에도 유가 급등발 인플레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 이익을 당겨 평가받는 성장주·기술주의 할인율 부담이 커져 밸류에이션이 먼저 흔들린다. 국내 투자자는 이익이 먼 미래에 몰렸는지, 부채가 많은지, 현재 현금흐름이 탄탄한지를 기준으로 금리 민감 업종과 방어 업종을 갈라 봐야 한다.

국채금리가 4.85%까지 오른 배경
9월 9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4.857%까지 뛰었다.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방아쇠는 유가였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로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1달러를 넘어 100달러 선을 다시 밟았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물가가 불안하면 채권 금리는 위로 밀린다.
이날 뉴욕증시는 사흘 연속 내렸다. 다우가 0.77%, 나스닥이 0.64%, S&P500이 0.48% 떨어졌다. 금리와 유가가 동시에 오르는 조합은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그림 중 하나다.
바이백을 3배 늘렸는데 왜 금리가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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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짚을 대목이 있다. 같은 날 미국 재무부는 장기 국채를 사들여 소각하는 바이백 규모를 최대 60억 달러로, 기존의 3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채를 정부가 직접 사주면 보통 금리는 내려간다. 그런데도 금리는 올랐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60억 달러는 시장이 기대한 70억~80억 달러에 못 미쳤다. "확대"라는 헤드라인과 달리 실제 규모는 기대 이하였던 셈이다. 여기에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바이백 효과를 덮어버렸다. 정부가 사주는 힘보다 물가가 밀어 올리는 힘이 더 셌다는 얘기다.
금리가 성장주를 먼저 때리는 이유
금리 상승이 주가에 부담을 주는 통상적인 경로는 밸류에이션이다. 주식의 가치는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당겨와 매긴다. 이때 할인율 역할을 하는 게 금리다. 금리가 오르면 같은 미래 이익이라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값이 줄어든다.
문제는 이 타격이 종목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이익 대부분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성장주와 기술주일수록 할인율 상승에 더 크게 흔들린다. 지금 당장 버는 돈은 적은데 "몇 년 뒤 크게 벌 것"이라는 기대로 높게 평가받는 주식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지금 현금흐름이 탄탄한 가치주는 상대적으로 덜 흔들린다.
국내 증시, 어디를 봐야 하나
미국 금리와 유가 충격은 시차를 두고 국내 증시에도 옮겨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장주·기술주 비중이 큰 포트폴리오라면 다음 기준으로 종목을 나눠 볼 만하다.
- 이익이 먼 미래에 몰린 고밸류 종목: 플랫폼, 2차전지, 바이오처럼 성장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된 업종은 금리 민감도가 높다.
- 부채가 많은 기업: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직접 늘어 실적에도 영향을 준다.
- 현재 현금흐름이 두터운 가치주: 당장 버는 돈으로 평가받는 업종은 상대적으로 방어적이다.
- 은행·보험: 금리 상승이 순이자마진에 도움이 될 수 있어 흐름이 반대로 갈 여지가 있다.
정리하면, 금리 상승 국면에서 물어야 할 것은 "이 기업의 이익이 지금인가, 나중인가"다. 나중일수록 금리에 약하다. 다만 이번 금리 상승이 유가라는 외부 변수에서 출발한 만큼, 미·이란 긴장이 가라앉아 유가가 진정되면 금리 압력도 함께 풀릴 수 있다. 금리 방향 자체가 아직 한쪽으로 확정된 국면은 아니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