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8월 21일 10년 만에 전면파업에 나서면서 여름 동안 누적된 생산 차질이 6만2000여 대, 매출 손실이 2조6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증권가는 생산 정상화와 관세 기저효과를 근거로 3분기 영업이익 반등을 기대해 왔는데, 파업이 바로 그 '생산 정상화' 전제를 흔든다. 실적 발표 전에는 임단협 타결 시점과 신차 양산 일정을 함께 봐야 한다.

현대차 실적을 볼 때 3분기의 출발점은 '반등 기대'였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8% 줄어든 부진을 딛고, 하반기에는 미국 관세 부담이 완화되는 기저효과와 공장 정상 가동에 힘입어 실적이 돌아설 것이라는 그림이었다. 증권가 컨센서스도 3분기 영업이익을 3조 원 안팎, 전년 동기보다 개선된 수준으로 제시해 왔다.
이 전망에는 전제가 하나 깔려 있다. 공장이 정상적으로 돌아 신차를 예정대로 만들어 판다는 것이다. 파업은 바로 이 전제를 정면으로 흔든다.

BOM KIM
현대차 노조는 7월 20일 파업을 시작한 뒤 여름휴가 직후 다시 투쟁 수위를 높였고, 8월 21일에는 10년 만에 8시간 전면파업을 벌였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8월 19일 기준 지난달 13일부터 누적된 파업 시간은 136시간에 달한다.
생산 차질은 여름 전체로 6만2000여 대, 매출 손실은 약 2조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시간당 460대를 만들고 대당 4265만 원에 판다는 지난해 기준을 적용한 수치다. 이 손실은 대부분 3분기 실적에 그대로 얹힌다. 게다가 7월 국내외 판매는 전년보다 5.1% 줄어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파업으로 물량이 빠지는 와중에 판매 흐름도 약하다는 뜻이다.
생산 차질이 곧바로 컨센서스 하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손실 규모가 시장이 이미 반영한 수준을 넘어서야 눈높이가 움직인다. 조건을 좁히면 세 가지다.
첫째, 임단협 타결이 늦어지는 경우다. 업계에서는 추석 전 타결 여부를 분수령으로 본다. 협상이 추석을 넘겨 파업이 3분기 후반까지 이어지면 차질 규모가 지금 추산치를 웃돌 수 있다. 둘째, 신차 양산 일정이 밀리는 경우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와 투싼 완전변경, 제네시스 GV90 등으로 하반기 반등을 노리는데, 공장이 멈추면 양산과 고객 인도가 지연돼 '신차 효과' 자체가 3분기에서 4분기로 미뤄진다. 셋째, 월별 판매 감소세가 꺾이지 않는 경우다.
이 세 가지가 겹치면 3조 원대로 잡혀 있던 3분기 눈높이는 하향 압력을 받는다. 이미 상반기가 부진했던 만큼, 하반기 반등마저 미뤄지면 연간 눈높이까지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타결이 빨라 9월 가동이 정상화되면, 파업으로 밀린 물량을 4분기 이월 생산으로 일부 만회하며 컨센서스가 유지될 여지도 있다.
숫자를 예단하기보다, 발표 전까지 다음 지표들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편이 실전에서는 낫다.
파업은 이미 벌어진 사실이고, 손실 규모도 어느 정도 드러났다. 관건은 그 손실이 시장 눈높이를 넘어설 만큼 커지느냐다. 타결 시점과 신차 일정이 그 답을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