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양산 1호기가 9월 22일 공군에 인도됐지만, 방산 완제기는 통상 진행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하기 때문에 인도식 자체가 KAI 실적을 급등시키지는 않는다. 초도 양산 40대(4조3500억원) 납품이 2026년 말부터 본격화하는 가운데, 주가를 새로 움직일 재료는 아직 계약되지 않은 후속 양산과 수출이다. 방산주를 판단할 때는 실적보다 앞서는 수주잔고(1분기말 26조5532억원)의 방향과 수출 비중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가 9월 22일 공군에 인도됐다. 2001년 개발 계획 발표로부터 25년, 2015년 체계개발 착수로부터 약 10년 9개월 만이다. 상징성은 크다. 다만 KAI 주주 입장에서 이 인도식 하나로 실적이 갑자기 튀어 오르지는 않는다.
방산 완제기 계약은 통상 진행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한다. 비행기를 다 만들어 넘길 때 한꺼번에 매출이 잡히는 게 아니라, 생산이 진척된 만큼 나눠 반영한다는 뜻이다. 1호기 인도는 그 흐름의 한 지점일 뿐, 실적은 그 이전부터 이미 장부에 들어오고 있었다. 인도 자체를 실적 이벤트로 보면 판단이 어긋난다.

Rafael Minguet Delgado
KF-21 초도 양산 물량은 40대, 계약 규모는 4조3500억 원이다. 두 차례로 나눠 맺어졌다.
| 단계 | 계약 시점 | 물량 | 금액 |
|---|---|---|---|
| 최초 양산 | 2024년 6월 | 20대 | 1조9600억원 |
| 후속 양산 | 2025년 6월 | 20대 | 2조3900억원 |
| 초도 양산 합계 | — | 40대 | 4조3500억원 |
이 40대의 납품은 2026년 말부터 본격화한다. 즉 지금은 초도 양산 매출이 실적에 실리기 시작하는 초입 구간이다. KAI의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1조927억 원, 영업이익은 67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6.3%, 43.4% 늘었다. 회사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로 5조7306억 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창립 이후 처음 5조 원대에 올라서는 수치다.
인도가 예정된 흐름이라면, 방산주의 주가를 새로 움직일 재료는 아직 계약서에 없는 물량이다. 크게 둘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후속(2차) 양산이다. 공군은 2030년대 초반까지 KF-21을 100대 이상 도입할 계획이다. 지금 계약된 40대 이후의 추가 양산 물량과 시점이 확정되면 그만큼 수주잔고가 늘어난다. 다만 규모와 일정은 아직 확정 전이다.
둘째는 수출이다. KAI는 폴란드 FA-50PL, 말레이시아 FA-50M 등 경공격기 수출로 이미 성장 동력을 확보했고, KF-21도 수출 시장을 타진하고 있다. 완제기 수출 계약은 단발성이 아니라 수년간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신규 수출 소식은 주가에 미치는 무게가 크다.
이런 종목을 판단할 때 실적 발표만 봐서는 그림이 늦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수주잔고다. 수주잔고는 앞으로 몇 년간 매출로 전환될 일감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다.
KAI의 2026년 1분기 말 누적 수주잔고는 26조5532억 원이며, 이 가운데 방산·완제기 관련이 15조5494억 원이다. 체크포인트를 정리하면 이렇다.
인도식은 25년의 결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주가의 다음 국면은 이미 이뤄진 인도가 아니라, 아직 계약되지 않은 후속 양산과 수출, 그리고 그것이 쌓이는 수주잔고에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