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HBM에 생산이 몰리며 범용 D램 값이 뛰자 증권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50만~61만원, 300만~400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미 크게 오른 대장주와 달리 실적 반영 시점이 다른 소부장·후공정 종목은 온도차가 있다. 장기공급계약으로 실적 가시성이 커진 만큼, 이미 반영된 기대와 아직 남은 부분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이번 메모리 랠리의 출발점은 AI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생산에 라인을 몰아주면서, 노트북과 스마트폰에 쓰이는 범용 D램 물량이 줄었다. 공급이 부족해지자 범용 D램 값이 뛰었고, 올해는 범용 D램의 수익성이 HBM을 넘본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HBM만 좋은 게 아니라 메모리 전반의 가격이 오르는 국면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두 회사가 고객과 3~5년짜리 장기공급계약(LTA)을 늘리고 있다. 값과 물량을 미리 묶어두는 구조라, 예전 메모리 사이클보다 실적의 출렁임이 줄어든다는 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AI 서버 수요가 D램·낸드 가격을 떠받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Rômulo Queiroz
증권가 목표주가부터 보면 온도가 느껴진다. SK증권 등은 삼성전자를 50만~61만원, SK하이닉스를 300만~400만원으로 제시했다. 5월 초 종가가 삼성전자 26만 원대, SK하이닉스 160만 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상향이다. 두 회사는 글로벌 HBM 시장의 80% 이상을 쥐고 있어 이번 사이클의 직접 수혜주로 꼽힌다. 메모리 값이 오르면 실적에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반영되는 자리다.
다만 SK하이닉스 주가는 앞선 1년 동안 280%가량 올랐다. HBM 기대가 상당 부분 주가에 이미 담겼다는 의미다. 목표주가가 높다는 것과 지금 가격이 싸다는 것은 다른 얘기다. 같은 회사를 두고 '삼전닉스'라 부르며 강세를 점치는 쪽과,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보는 쪽이 뚜렷이 갈리는 이유다.
메모리 이슈는 대장주에만 걸리지 않는다. 반영 시점이 다른 세 갈래로 나눠 보는 편이 낫다.
| 구분 | 역할 | 예시 |
|---|---|---|
| 메모리 대장주 | HBM·D램 직접 생산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
| 소재·부품·장비 | 공정 소재와 장비 공급 | 한솔케미칼, 동진쎄미켐 |
| 후공정·테스트 | 검사와 패키징 | HPSP, 리노공업, 테크윙 |
대장주 실적이 먼저 움직이고, 소부장과 후공정은 공장 가동률과 설비 투자가 늘어야 매출로 이어진다. 그래서 같은 '반도체 관련주'라도 값이 반영되는 시점이 다르다. 위 종목들은 갈래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이지 추천이 아니다.
판단의 축은 두 가지다. 첫째, 실적이 숫자로 나왔는가 아니면 기대만 반영됐는가. 대장주는 가격 상승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히 반영된 반면, 범용 D램 값 상승이 분기 실적으로 확인되는 구간은 이제 시작이다. 둘째, 리스크가 가격에 들어가 있는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되거나 중국 업체의 추격이 빨라지면 전망은 흔들린다. 실제로 같은 종목을 두고도 증권가 시각은 강세론과 신중론으로 갈린다.
이 조건이라면 판단은 이렇게 정리된다. 실적으로 아직 확인되지 않은 구간을 찾고, 그 구간의 리스크가 가격에 반영됐는지를 보는 것이다. 방향이 맞아도 이미 반영된 값을 다시 사는 건 다른 문제다. 지금은 '메모리가 좋다'는 큰 방향보다 이 온도차를 읽는 국면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