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동행노조가 8월 21일 집회에서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총 약 11조4000억원어치 지급을 요구했다. 이 요구는 같은 날 발표된 주주환원안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달리 인건비성 보상이어서 주주 몫 3분기 현금배당과 재원이 겹치지 않는다. 반영 여부는 환원안이 아니라 임단협 재교섭과 회사의 별도 보상 결정에서 갈린다.

삼성전자 동행노조는 2026년 8월 21일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DX부문 직원에게 1인당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대상 인원이 약 4만9345명이라 전원에게 지급하면 필요한 주식은 4934만5000주, 현재 주가로 환산하면 약 11조4000억원 규모다.
이 요구가 나온 배경에는 부문 간 보상 격차가 있다. 노조는 지난 5월 타결된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DX부문 직원들이 반도체(DS)부문과의 보상 차이에 반발하며 동행노조에 대거 가입했고, 8월 14일 기준 가입자는 3만408명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이미 한 차례 손을 썼다. 8월 8일 직원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 108만3434주, 약 3445억원어치를 보상으로 지급했다. 다만 DX부문이 2분기에 첫 분기 적자를 낸 상황이라, 재계에서는 여기에 11조원을 더 얹는 요구는 과도하며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Markus Spiske
투자자가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여기다. 같은 날 발표된 주주환원안과 노조의 자사주 요구는 성격이 다르다.
주주환원안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들여 없애는 것이다. 유통 주식이 줄어 남은 주주의 지분 가치가 올라간다. 반면 노조가 요구하는 자사주 지급은 직원에게 주식을 나눠 주는 인건비성 보상이다. 주식이 시장 밖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직원 손으로 넘어가고, 회사 비용으로 잡힌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번 환원안에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15조원 매입을 이미 별도로 넣어 뒀다. 즉 직원 보상 몫은 환원 패키지 안에서 따로 잡혀 있고, 노조가 추가로 요구하는 11조원은 그 위에 얹어 달라는 요구다. 주주 몫으로 확정된 3분기 30조원 현금배당과는 재원이 겹치지 않는다.
규모를 보면 회사가 왜 선을 긋는지 짐작된다. 8월 8일 지급한 보상이 약 3445억원인데, 노조가 요구하는 11조4000억원은 그 30배가 넘는다. DX부문이 2분기에 적자를 낸 국면에서 이 정도 규모를 직원 주식으로 풀면 주주가치가 흔들린다는 게 회사와 재계의 논리다. 주주 입장에서 이 요구를 볼 때는 '내 배당이 줄어드느냐'보다 '회사가 임단협 비용을 얼마나 더 떠안느냐'를 기준으로 보는 편이 실제 손익에 가깝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조 요구가 이번 환원안에 자동으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환원 규모와 방식은 이사회가 결정하고, 노조 요구는 임금·단체협약 교섭 사안이기 때문이다. 두 절차는 별개 트랙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반영 여부를 가늠하려면 봐야 할 일정이 나뉜다. 우선 8월 21일 집회 이후 임단협이 재교섭 국면으로 가는지, 회사가 추가 보상안을 내놓는지가 첫 갈림길이다. 환원 쪽에서는 3분기 배당 규모를 확정하는 10월 말 이사회, 그리고 나머지 환원 방식과 규모를 정하는 2027년 1월 이사회가 분기점이다. 노조 요구가 실제 주식이나 보상으로 이어진다면 임단협 결과나 별도 보상 공시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환원안 자체를 바꾸는 방식은 아닐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