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4년 코스닥 신규 상장사 가운데 추정실적으로 공모가를 매긴 105곳 중 상장 첫해 추정치를 채운 곳은 6곳(5.7%)뿐이었다. 공모가의 근거가 미래 전망인 특례상장주는 그 전망이 어긋나면 주가를 떠받치던 토대가 함께 흔들린다는 뜻이다. 투자 전 증권신고서의 추정 가정과 사업보고서의 괴리율, 관리종목 유예 잔여 기간을 확인하면 위험 신호를 미리 읽을 수 있다.
특례상장은 재무 요건이 부족해도 기술성과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상장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과거 실적이 미미하다 보니 공모가를 매길 때 미래 추정 실적, 즉 앞으로 올릴 매출과 이익을 끌어다 쓰는 경우가 많다. 전망이 어긋나면 주가의 근거 자체가 흔들리는 구조다.
금융감독원이 2025년 12월 30일 내놓은 분석을 보면 이 구조의 결과가 드러난다. 2022~2024년 코스닥에 새로 상장한 213곳(스팩 제외) 가운데 105곳, 절반 가까이가 추정실적으로 공모가를 책정했다. 그런데 상장 당해연도에 추정치를 온전히 달성한 곳은 6곳(5.7%)에 그쳤고, 추정치에 못 미친 기업이 83곳(79.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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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리는 상장 첫해부터, 그리고 매출보다 손익에서 크게 나타난다. 인공지능 로보틱스 기업 씨메스로보틱스는 2024년 매출 69억원으로 추정의 44% 수준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243억원이었다. 2025년에도 매출은 추정의 40% 수준이었고, 영업손실 괴리율은 513%까지 벌어졌다. 2026년 1분기에도 5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런 사례들이 공유하는 신호는 네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첫째, 공모가가 과거 실적이 아니라 미래 추정에 기대고 있다. 둘째, 상장 첫해부터 매출이 추정을 크게 밑돈다. 셋째, 매출보다 영업손실의 괴리가 더 크다. 금감원이 꼽은 괴리 원인 1위도 사업 부진(54건)이었고, 인건비 상승과 연구개발비 증가가 뒤를 이었다. 매출은 늦게라도 늘지만 비용이 먼저 추정을 넘어서는 것이다. 넷째, 매출이 좀처럼 30억원대를 넘지 못한다.
특례상장 기업은 상장 직후 실적이 나빠도 곧바로 관리종목이 되지는 않는다. 연 매출 30억원 미만 요건은 상장 후 5년간, 자기자본의 50%를 넘는 법인세차감전손실(법차손)이 3년 중 2회 발생하는 요건은 상장 후 3년간 적용을 유예받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유예가 영원하지 않다는 점이다. 2020년 상장한 기업들은 2024~2025년부터 유예가 끝나 일반 기준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유예 기간이 끝나갈 무렵까지 실적이 올라오지 않으면 관리종목과 상장폐지 위험이 한꺼번에 몰린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이 유예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으로 한정하는 조건부로 바꿨는데, 특례상장 기업의 밸류업 공시 비율은 3.2%에 불과하다.
투자 판단은 종목 게시판이 아니라 공시 서류에서 시작하는 편이 낫다. 다음 네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면 된다.
추정과 실제가 아무리 벌어져도 현재로서는 이를 직접 제재하는 기준이 없다. 그만큼 괴리율을 챙기는 몫은 투자자에게 남는다. 공모가가 미래 추정에 기대 있고 유예 기간이 2~3년 남은 종목이라면, 사업보고서의 괴리율 원인부터 읽어보는 것이 합리적인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