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XMT는 5세대 D램 양산과 LPDDR6 상용화로 범용 D램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빠르게 쫓지만, AI 서버용 HBM에서는 수율 격차로 아직 한국이 앞선다. 이는 CXMT 추격이 직접 깎는 것은 범용 D램 마진이고, HBM 매출은 당장의 사정권 밖이라는 뜻이다. 투자자는 CXMT의 HBM 수율과 12단 진입, 고객사 인증, 범용 D램 가격 방향을 지표로 확인하며 거품론과 업황을 분리해 판단해야 한다.
2026년 10월 12일 코스피가 3.65% 내리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대로 밀렸다. 하락의 배경에는 중국 메모리 업체 CXMT(창신메모리)의 추격이 자주 거론된다. 하지만 추격이 닿는 곳과 닿지 않는 곳을 나눠야 주가 변수가 보인다.
CXMT가 빠르게 따라붙는 영역은 범용 D램, 특히 모바일용 제품이다. 반면 AI 서버에 쓰이는 HBM과 고부가 서버 D램에서는 아직 한국 두 회사가 앞서 있다. 두 영역의 수익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추격이 어느 쪽을 겨냥하는지가 실적 영향을 가른다.

Adriano Ponte Abreu
CXMT는 2026년 들어 5세대 D램 플랫폼 'G5' 양산에 들어갔다. 이를 적용한 24Gb LPDDR5X를 공개했고, 차세대 모바일 D램인 LPDDR6는 양산해 샤오미의 폴더블폰 '샤오미 18 폴드'에 실렸다. 이름만 걸린 단계가 아니라 실제 완제품에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점유율도 올랐다. 업계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CXMT 비중은 2025년 2분기 4% 수준에서 2026년 9월 약 10%까지 올라온 것으로 집계된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세 회사가 여전히 90% 이상을 쥐고 있다. 추격은 분명하지만 판을 뒤집은 단계는 아니다.
투자자가 봐야 할 건 '실적 전체'가 아니라 '어떤 실적 항목'이다.
범용 D램은 가격이 공급량에 민감하다. CXMT가 물량을 늘리면 이 구간의 단가 협상력이 약해진다. 모바일·PC용 범용 D램 비중이 큰 매출일수록 영향을 직접 받는다.
반대로 HBM은 사정이 다르다. HBM은 단순히 D램 공정만 미세화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적층과 TSV, 웨이퍼 연마, 본딩, 발열 관리에 더해 엔비디아 같은 고객사의 품질 인증까지 넘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6세대 10나노급 D램과 4나노 베이스다이를 쓴 HBM4 출하를 시작했고 12단 HBM4E를 개발 중인 반면, CXMT는 HBM3 8단 수준에서 수율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격차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결국 CXMT 추격이 직접 갉아먹는 건 범용 D램 마진이고, AI 수요가 몰린 HBM 매출은 당장의 사정권 밖이다.
CXMT의 수익성이 좋아진 것을 두고 기술이 한국을 따라잡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분석은 조금 다르다. 삼성과 SK가 HBM 생산을 늘리느라 범용 D램 공급을 줄인 사이, 그 공백에서 범용 D램 가격이 오르며 CXMT 제품 가격과 수익성도 함께 올랐다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CXMT의 호실적은 기술 역전이라기보다 한국 기업이 비운 자리에서 나온 반사이익에 가깝다.
이 점이 'AI 거품론'과 '메모리 업황'을 갈라서 봐야 하는 이유다. AI 투자가 과열인지 아닌지는 별개의 논쟁이고, 메모리 가격 상승은 공급이 HBM 쪽으로 쏠리며 생긴 구조적 요인에 가깝다. 두 가지를 뭉뚱그리면 "거품이 꺼지면 메모리도 끝난다"는 단순한 결론에 빠지기 쉽다.
CXMT 변수를 따라가려면 뉴스의 분위기보다 다음 지표를 보는 편이 낫다.
증권가는 메모리 가격 강세가 2026년에도 이어지되 본격적인 출하 확대는 2027년 이후로 보고 있다. 다만 이는 전망치일 뿐 확정 실적이 아니다. CXMT가 HBM 문턱을 넘느냐가 판가름 날 때까지는, 추격 뉴스 한 줄에 범용과 HBM을 섞어 반응하지 않는 것이 투자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