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달러 대미 투자 1호로 6.3GW·약 30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유력하고, 후속으로 대형 원전 최대 8기가 논의되고 있다. 수혜 기대는 가스터빈의 두산에너빌리티를 시작으로 배열회수보일러·전력기기·EPC 등 밸류체인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다만 산업부가 세부 사항은 미정이라고 밝힌 데다 발주사와 원전 조건이 정해지지 않아, 이르면 9월 18일로 전망되는 서명과 실제 계약이 확인 포인트다.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서 첫 번째 사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건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다. 설비 용량은 6.3GW, 사업비는 220억달러 안팎으로 우리 돈 약 30조원에 이른다. 처음엔 200억달러가 검토됐지만 미국 측이 250억달러를 요구했고, 220억달러 선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발전소는 한 번에 짓지 않는다. 1단계로 1.4GW 가스터빈 설비를 세우고, 2단계로 4.9GW 복합화력 설비를 순차 증설하는 구조다. 텍사스에 몰리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의 전력 수요를 겨냥한 프로젝트다.
후속 사업은 원전이다. 미국 내 대형 원전을 최대 8기 짓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고, 미국 측은 8기에 1200억달러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은 자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을 밀고, 한국은 한국형 APR1400을 적어도 2기는 넣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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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 볼 대목은 이 사업비가 어느 단계를 거쳐 어떤 기업으로 흘러가느냐다. 가스복합화력은 가스터빈이 심장이고, 그다음 배열회수보일러와 송·변전 설비, 그리고 이를 묶는 EPC가 붙는다.
| 단계 | 역할 | 거론되는 상장사 |
|---|---|---|
| 가스터빈 | 발전 핵심 설비 | 두산에너빌리티 |
| 기자재(HRSG) | 배열회수보일러 | 비에이치아이 |
| 전력기기 | 변전·송전 설비 |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
| EPC·수처리 | 설계·시공·용수 | 삼성E&A,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
가장 앞에 놓이는 건 두산에너빌리티다. 대형 가스터빈의 전 주기 사업 체계를 갖춘 국내 유일 기업으로 꼽힌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380MW급 가스터빈이 12~14기가량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초기 물량만 4기, 공급 규모는 최대 2조8000억원, 스팀터빈과 발전기까지 더하면 3조~4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산이 그동안 미국에서 확보한 같은 급 공급 계약이 12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단일 사업치고는 큰 규모다.
배열회수보일러는 국내에서 비에이치아이가 주력으로 만든다. 변전·송전 쪽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이 거론된다. 용수 공급과 수처리 설비가 별도 패키지로 발주되면 삼성E&A의 EPC 역량이 붙을 여지가 있다. 원전 8기가 현실화하면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전 부품·협력업체까지 수혜 범위가 넓어진다.
문제는 아직 어느 것도 확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대가 앞서간 만큼, 서명 전까지 짚어둘 변수가 분명하다.
첫째, 정부의 온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사업 자체보다 세부 조건이 유동적이라는 신호로 읽힌다.
둘째, 발주 주체와 기자재 공급사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수혜 후보로 이름이 오른 기업들도 실제 계약을 따야 숫자가 잡힌다. 어느 기업이 얼마를 가져갈지는 발주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
셋째, 원전의 조건이다. AP1000이냐 APR1400이냐, 한국형을 몇 기 넣느냐에 따라 국내 원전 밸류체인으로 돌아오는 몫이 달라진다. 한국 정부가 금액을 못 박기보다 '원전 8기 건설 협력'이라는 포괄적 문구로 조율 중이라는 점도, 세부는 서명 이후로 미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미 양국은 조율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9월 18일 양해각서에 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에 먼저 반응한 주가와 실제 발주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메워질지는, 그 서명과 뒤이은 계약에서 드러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