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과 이란의 충돌이 이어지며 9월 8일 WTI가 배럴당 93달러대로 올랐고 뉴욕증시도 유가발 인플레 우려로 하락했다. 항공·해운사는 연료비 비중이 커 유가 급등이 곧바로 원가로 잡히지만, 운임과 유류할증료로 비용을 넘기는 데는 시차가 있어 마진이 먼저 눌린다. 투자자는 유류할증료 단계, 운임지수, 노선·물동량 수요를 함께 보고 판단해야 한다.

중동 정세가 항공·해운주 투자자에게 다시 변수로 돌아왔다. 미 중부사령부는 9월 8일(현지시간)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인근에서 소형 유조선을 미사일로 타격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유조선을 보복 공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쿠웨이트·바레인 항구 인근 유조선까지 겨냥하겠다고 위협했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같은 날 WTI 10월물은 배럴당 93.03달러로 1.69% 올랐고 브렌트 11월물은 97.92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다우지수가 1.18% 내린 52,786.07로 마감했다. 유가 자체보다 그 뒤에 따라올 물가와 금리 경로가 주가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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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에게 항공유는 운영비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항목이다. 유가가 오르면 원가가 즉시 무거워지지만, 그만큼을 승객 요금이나 유류할증료로 곧바로 다 전가하기는 어렵다.
숫자가 이 시차를 보여준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2026년 5월 적용분에서 현 체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최고 등급인 33단계까지 올랐다. 직전 달 18단계에서 한 달 만에 15단계를 뛴 수치다. 그런데도 한 저비용항공사의 그 무렵 유류비는 전월 대비 120%, 전년 대비 130% 늘었고, 유류할증료로 메워진 비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나머지 절반은 항공사 손익으로 남는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운임을 올리고 수익성 낮은 노선을 감편하는 쪽으로 움직인다. 유가가 오르는 국면에서 항공주의 마진이 먼저 눌리는 구조적 이유다.
해운사도 연료비 부담을 진다. 선박 연료비는 통상 운영비의 20~30%를 차지한다. 다만 비용을 넘기는 방식이 항공과 다르다.
해운사는 화주와 유류할증료(BAF) 계약을 맺어 유가 상승분을 운임에 반영한다. 문제는 이 할증료가 특정 기간의 평균 유가를 기준으로 산정되고, 통상 두 달에 한 번 조정된다는 점이다. 유가가 급등한 날의 부담이 운임에 반영되려면 평균이 계산되고 다음 조정 주기가 돌아와야 한다.
즉 유가가 오르는 초기에는 연료비가 먼저 나가고 전가는 나중에 들어온다. 항공보다 조정 주기가 길어 이 시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반대로 유가가 꺾인 뒤에도 한동안은 높게 책정된 할증료가 남는다.
유가가 오른다고 항공·해운주가 일률적으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관건은 오른 비용을 얼마나, 얼마나 빨리 되받느냐다. 이 조건이라면 다음 지표들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정리하면, 유가 숫자 하나만 보고 항공·해운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비용이 먼저 오르고 전가가 뒤따르는 시차 구간에서 마진이 얼마나 눌리는지, 그리고 수요가 그 전가를 받아줄 만큼 단단한지가 이 국면의 진짜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