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월 7일 4.61% 오른 6,995.39로 마감한 배경에는 오픈AI의 새 모델 공개가 촉발한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가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원 넘게 동반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급등의 근거는 실적보다 기대감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랠리 지속 여부는 D램 가격과 외국인 매수 흐름이 실제로 이어지는지에 달렸다.
9월 7일 코스피는 308.18포인트 오른 6,995.39로 마감했다. 상승률 4.61%, 7000선을 약 4포인트 남긴 자리다. 코스닥도 822.19로 1.07% 올랐다.
출발점은 국내가 아니라 미국이었다. 오픈AI가 새 AI 모델을 공개하고 엔비디아가 AI 생태계 확장을 예고하자 미국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고, 이 흐름이 하루 시차를 두고 국내로 넘어왔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업종의 강한 반등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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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고리는 이렇다. 더 큰 AI 모델은 더 많은 연산과 더 많은 고용량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고용량 D램 수요가 늘면 메모리 가격이 오르고, 그 수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돌아온다는 계산이다.
이 기대엔 숫자 근거가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D램 시장은 전 분기보다 59.5% 커졌고, 삼성전자 매출은 63.4%, 마이크론은 65.5% 늘었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재고는 3분기 들어 10일 미만까지 내려간 것으로 전해진다. 재고가 얇을수록 가격 협상에서 공급자가 유리해진다. 이날 삼성전자는 5.68%, SK하이닉스는 8.26% 올랐다.
수급도 상승을 뒷받침했다. 외국인이 2조5,525억원, 기관이 2조6,49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6조8,37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같은 방향으로 대규모 매수에 나선 건 단발성 테마 매수와는 결이 다르다. 두 주체가 동시에 사들이면 지수가 단기 급락으로 되돌려질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다만 하루 수급만으로 추세를 단정하긴 이르다. 이번 매수가 며칠 이어지는지가 진짜 신호다.
환율도 우호적으로 움직였다. 원·달러는 9.9원 내린 1,340.5원에 마감했고, 장중엔 약 23개월 만에 1,330원대까지 내려갔다. 원화 강세는 외국인 자금 유입에 유리한 환경이다.
지금 상승은 실적 확정이 아니라 기대 선반영에 가깝다. 삼성과 SK하이닉스 주가는 앞선 3개월간 고점 대비 38%가량 빠졌다가 이날 급반등했다. 낙폭이 컸던 만큼 반등 폭도 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래서 다음 국면을 볼 때는 세 가지를 확인하는 게 낫다.
반대 변수도 남아 있다. 9월 FOMC 금리 결정과 유가 상승은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번엔 반도체 강세가 이를 덮었지만, 다음에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
이번 급등은 AI 모델 공개가 촉발한 메모리 수요 기대가 외국인·기관 매수로 증폭된 결과다. 업황 근거는 실재하지만 주가엔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 랠리 지속 여부를 지금 단정하긴 어렵고, 계약가격과 수급이라는 확인 가능한 지표로 판단하는 편이 감보다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