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코스피는 장중 4,924까지 밀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6% 넘게 내린 5,059에 마감했으며, 외국인이 2조8천억 원을 순매도하는 동안 기관과 개인이 그 물량을 받았다. 5,000 같은 지지선은 심리적 기준일 뿐이어서 추가 하락 여부는 누가 팔고 누가 받는지의 수급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외국인 매도세 둔화와 기관 매수 지속, 서킷브레이커 재발 여부를 보고 관망과 대응을 가르는 것이 현실적이다.
11월 6일 코스피는 장이 열리자마자 4,924.61까지 밀려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5,000이라는 심리적 지지선은 개장 3분 만에 깨졌다. 그런데 종가는 다시 5,059.69였다. 지지선만 보면 '깨졌으니 더 빠진다'와 '지켰으니 반등한다'는 두 해석이 종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추가 하락 여부를 가늠하려면 선 자체보다, 그날 누가 팔고 누가 받았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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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급은 선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8,381억 원을 순매도했고, 그 물량을 기관(1조7,818억 원 순매수)과 개인(5,314억 원 순매수)이 받았다. 오전 11시대만 해도 외국인 순매도는 1조 원이 채 안 됐는데, 장 후반으로 갈수록 매도가 불어나며 낙폭이 다시 커졌다.
여기서 읽히는 것은 두 가지다. 외국인의 투매를 받아 줄 매수 주체가 아직 시장 안에 있다는 점, 그리고 그 매수세가 장 막판 외국인 매도 확대를 끝까지 버텨 내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장중 5,100선을 회복했다가 후반에 다시 밀린 흐름이 그 줄다리기를 그대로 보여 준다. 받치는 손이 있다는 것은 바닥의 신호일 수도, 아직 지치지 않은 저가 매수가 더 남아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둘 중 어느 쪽인지는 하루치 숫자로 단정할 수 없다.
이날은 코스피에서 오전 9시 3분 서킷브레이커, 9시 34분 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걸렸고 코스닥에서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 장치들은 가격이 얼마까지 내렸는지가 아니라, 내리는 '속도'가 비정상이라는 신호다. 같은 하락이라도 며칠에 걸쳐 흘러내리는 것과 개장 몇 분 만에 급락이 몰리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 서킷브레이커가 반복해서 걸리는 국면이라면, 지지선 하나가 지켜졌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기 어렵다.
수급에는 보이지 않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빚으로 산 주식이 담보 부족으로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다. 10월 반대매매는 일평균 271억 원, 누적 5,415억 원으로 전달보다 147% 늘며 이미 증가 추세였다. 정부가 11월 9일부터 증권사 신용융자 담보유지비율 유지 의무를 3개월간 면제하기로 한 것도 이 강제 매도 물량이 수급을 추가로 흔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당장은 눌려 있지만, 면제가 끝나는 시점에 다시 나올 수 있는 잠재 물량이라는 점은 머리에 넣어 둘 만하다.
5,000이든 4,900이든 특정 숫자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기준일 뿐, 그 자체가 매수세를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이날 장중 4,924까지 뚫렸다가 종가가 5,059로 올라온 것도 '선이 버텨서'가 아니라 '그 가격대에서 받아 준 수급이 있어서'다. 선은 결과를 설명하는 사후 지표에 가깝고, 수급은 그 결과를 만드는 힘에 가깝다.
지금 국면에서 매매 판단을 가르는 기준은 가격 한 줄이 아니라 몇 개의 수급 신호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급등과 급락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면 하루의 지수 숫자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외국인·기관 수급과 서킷브레이커 재발 여부라는 몇 개의 지표를 매일 같은 자리에서 확인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방향을 맞히는 문제가 아니라, 언제 움직여도 되는 국면인지를 가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