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재산분할 9440억원은 지분이 아니라 현금으로 정산하라는 명령이어서, 지배구조가 직접 바뀌기보다 현금 마련용 지분 매각이 수급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SK는 최 회장 보유 주식 165만여 주를 매도하는 지분 변동 계획을 공시했다. 재상고심은 비율 일부(2440억원)만 다투는 단계이므로, 헤드라인보다 DART 공시의 매각 규모와 자사주 비중으로 영향을 가늠하면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최 회장 측은 10월 12일 상고이유서를 냈고, 쟁점은 파기환송심이 정한 분할 비율이 적절했는지다. 투자자에게 이 소송이 신경 쓰이는 이유는 분할금의 규모가 아니라, 최 회장 재산의 대부분이 SK㈜ 등 계열사 지분이라는 데 있다.
핵심부터 짚으면, 법원은 지분 자체를 노 관장에게 나눠 주라고 하지 않았다. 현금으로 정산하라고 명했다. 지배구조가 직접 바뀌는 구조가 아니라, 현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분 매각이 생기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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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은 지난 7월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연 5% 지연손해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분할 비율은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이다.
문제는 선고 후 짧은 기간에 1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SK㈜ 지분 일부를 파는 것이었다. 실제로 SK는 최 회장 보유 주식 165만3924주를 매도하는 지분 변동 계획을 공시했고, 이에 따라 보유 주식은 1297만5472주에서 1132만1548주로 줄어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주주가 지분을 대량으로 처분하면 두 가지가 맞물린다. 하나는 단기 수급 부담이다. 시장에 물량이 풀리면 주가가 눌릴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지배력이다.
| 주주 | 지분율(2024.9말) |
|---|---|
| 최태원 | 17.9% |
| 자사주 | 24.8% |
| 국민연금 | 7.3% |
| 최기원 | 6.6% |
최 회장은 17.9% 안팎의 지분으로 그룹 지배력을 유지해 왔다. 매각으로 지분율이 소폭 낮아지면 지배력 여유가 그만큼 줄어든다. 다만 자사주 비중이 24.8%로 커 당장 경영권이 흔들리는 수준은 아니다. 최 회장 측도 주주와 그룹 경영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재상고심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최 회장 측은 9440억원 가운데 7000억원은 다투지 않고, 나머지 2440억원만 다투겠다며 상고 취지를 줄였다. 다투는 핵심은 세 가지다. 분할 비율 66.6 대 33.3이 맞는지, 혼인 파탄 뒤인 2017년 취득한 SK실트론 지분을 분할 대상에 넣는 게 맞는지, 그리고 변론 종결일(2024년 4월 16일) 이후의 주가 급등을 분할 비율에 반영한 것이 맞는지다.
바꿔 말하면 분할금의 큰 틀은 이미 인정됐고, 남은 다툼은 상대적으로 작은 금액의 조정이다. 대법원은 아직 사건을 심리할 재판부도 배당하지 않았다.
같은 소송이라도 주가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대목은 제한적이다. 헤드라인보다 아래 기준으로 걸러 보는 편이 낫다.
재산분할 금액 자체는 경영 성과와 무관하다. 지분 매각이라는 일회성 이벤트가 수급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관전 포인트이고, 그 규모는 추측이 아니라 공시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