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가 9일 20년 만에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했지만, 중국·러시아의 거부권 탓에 안보리 추가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이미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유조선 피격으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 후반까지 오른 상황이라, 이번 회부는 새 충격보다 지정학 리스크의 재확인에 가깝다. 투자자는 결의 자체보다 유가·환율 방향과 호르무즈의 물리적 충돌 여부를 기준으로 정유·방산과 항공·해운의 명암을 나눠 봐야 한다.

IAEA 이사회는 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결의를 통과시켰다.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35개 이사국 가운데 23개국이 찬성했고 중국과 러시아, 니제르가 반대, 8개국이 기권했다.
회부 사유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위반과 미신고 시설에서 발견된 우라늄 흔적에 대한 사찰 거부다. IAEA는 이란이 무기급(90%)에 근접한 60% 농축 우라늄을 440.9kg까지 쌓아 심각한 확산 위험을 만들었다고 봤다. 다만 안보리로 넘어가더라도 추가 제재 결의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에 막힐 가능성이 크다. 회부는 외교적 압박이지, 곧바로 새 제재로 이어지는 절차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란은 이번 결의를 '정치적이고 편향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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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관점에서 이번 회부를 '새 변수'로 부르기는 조심스럽다. 최근 시장을 흔들어 온 것은 결의문이 아니라 유가이기 때문이다. 이번 긴장은 올해 초 격화한 미국·이란 대치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9월 1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원유 탱커 두 척이 피격됐고, 그날 WTI는 5% 넘게 뛰었다. 9월 초 브렌트유는 배럴당 95달러, WTI는 91달러 안팎으로 100달러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같은 시기 코스피는 하루 4%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올라(원화 약세) 수입 물가 부담을 키웠다.
중동발 유가 상승은 업종마다 반대로 작동한다. 원가에서 연료와 원유 비중이 큰 곳은 부담이 커지고, 유가나 지정학 긴장 자체로 매출이 늘 수 있는 곳은 반대다.
다만 유가 상승이 정유사 실적으로 곧장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기 둔화로 수요가 함께 꺾이면 정제마진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 방산주 역시 실제 수주와 주가 기대가 늘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사실과 기대를 구분하는 것이 이 국면의 기본이다.
이전 중동 리스크 국면과 다른 점은, 이번엔 유가가 이미 오른 상태에서 외교 이벤트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살펴볼 순서는 분명하다.
지정학 이슈는 하루 등락이 크고 되돌림도 잦다. 뉴스 한 건에 업종을 통째로 사고파는 대신, 유가와 환율이라는 원인 변수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실제 제재가 거부권에 막힌다면 유가에 실렸던 프리미엄은 빠르게 되돌려질 수 있고, 반대로 봉쇄가 길어지면 물가와 금리 경로까지 흔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