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26년 9월 10일 김병주 MBK 회장을 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피의자 소환하면서 홈플러스 사태 수사가 막바지에 들어섰다. 2025년 1월 구속영장이 기각된 전례가 있어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거론되고, 10월 검찰 조직 개편 시한까지 겹쳐 처분이 빨라질 수 있다.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종목이라면 차입 구조와 단기 자금 조달 의존도를 확인하는 것이 이번 사태의 실전 교훈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2026년 9월 10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이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 경영진이 신용등급 하락을 알면서 대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하고, 곧바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이번 조사는 2024년 4월 수사 착수 이후 2년 넘게 이어진 수사의 사실상 마지막 단계다. 앞서 2025년 1월 검찰은 김 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구속할 정도로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모두 기각했다.
Photo by Markus Winkler on Unsplash
핵심은 발행 시점이다. 홈플러스의 CP·단기사채 신용등급은 2025년 2월 28일 A3에서 A3-로 내려갔고, 3월 4일 기업회생을 신청하자 같은 날 최하위인 D로 떨어졌다. 그런데 회생 신청 직전에도 단기채권 발행은 계속됐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회생 신청을 며칠 앞둔 2월 21일에도 CP 50억원과 전단채 20억원을 추가 발행했고, 25일에는 카드 이용대금 채권을 기초로 한 82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찍었다. 검찰은 회사가 등급 강등과 회생 가능성을 이미 인지한 상태에서 이런 단기채권을 일반 투자자에게 떠넘겼는지를 보고 있다. 만약 '알고도 발행했다'는 고의가 인정되면 단순 경영 실패가 아니라 사기가 된다.
투자자에게 현실적으로 아픈 지점은 회수 구조다.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전단채·회사채 보유자는 회생채권자가 되고, 법원이 인가한 변제 계획에 따라 원금 일부만, 그것도 나눠서 돌려받는 경우가 흔하다. 개인투자자 피해 규모는 회사채를 포함해 3000억~4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지 않고 불구속 기소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월에 영장이 기각된 전례가 있어, 같은 카드를 다시 꺼내기보다 조사 내용을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간표도 변수다. 검찰은 10월 초 예정된 조직 개편과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있어, 그 전에 이 사건의 처분을 매듭지으려는 압박을 받는다. 기소든 불기소든 결정이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기소가 곧 유죄는 아니다. 고의 입증이 쉽지 않은 사건인 만큼 결론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
또 하나 구분해둘 점은, 형사 재판의 결과와 투자자의 돈 회수는 별개라는 것이다. 김 회장이 기소돼 유죄를 받더라도 그것이 곧 손실 보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투자자가 원금을 돌려받으려면 회생 절차 안에서의 변제와 별도의 민사 소송을 따로 밟아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더 쓸모 있는 질문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다. 사모펀드(PEF)는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빚으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고, 그 부담은 인수된 회사의 재무제표로 넘어간다. 차입 상환과 단기 자금 조달에 쫓기면, 시장이 얼어붙는 순간 이번 같은 연쇄가 생긴다.
그렇다고 'MBK가 얽혔으니 다 위험하다'는 식은 과하다. 같은 MBK가 관련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성격이 전혀 다른 사안이다. 2026년 9월 9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는 감사위원 선임을 놓고 현 경영진 측 후보가 81.8% 지지로 선임되고 영풍·MBK 측 후보는 부결되는 등, 종목마다 국면이 제각각이다.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종목을 볼 때 확인할 지점은 다음과 같다.
홈플러스 사태의 결론은 법원이 정하겠지만, 투자자가 얻을 교훈은 그 전에도 분명하다. 대주주가 누구인지보다, 그 회사의 빚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