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9월 이후 한 달간 코스피에서 20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매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그러나 올해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84조원어치 팔고도 주가가 130% 오른 데서 보듯, 순매도 자체가 주가 방향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순매도 뉴스를 볼 때는 매도 원인과 개인·기관 수급, 외국인 보유비중, 그리고 10월 초 실적 발표를 함께 봐야 한다.
외국인은 9월 들어 한 달 남짓한 기간(9월 1일~10월 2일) 동안 코스피에서 20조3050억원을 순매도했다. 22거래일 중 순매수한 날은 7일뿐이었고, 9월 28일 하루에만 3조원 넘게 팔았다. 매도는 반도체 대형주에 몰렸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를 약 12조원, 삼성전자를 약 5조2000억원 순매도했다.
그 결과 외국인 지분율도 눈에 띄게 내려왔다. 10월 2일 기준 코스피 전체 외국인 보유비중은 39.66%, SK하이닉스는 49.76%로 2023년 5월 이후 가장 낮아졌고, 삼성전자는 46.41%가 됐다.
| 종목 | 최근 한 달 순매도 | 외국인 보유비중 |
|---|---|---|
| 삼성전자 | 약 5조2000억원 | 46.41% |
| SK하이닉스 | 약 12조원 | 49.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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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매도라는 결과는 하나지만 원인은 여러 갈래다. 지금 거론되는 건 크게 세 가지다. 상반기에 많이 오른 뒤의 차익실현,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환율 부담, 그리고 글로벌 매크로 불안이다.
원인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차익실현이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라면 기업 실적과 무관한 수급 이벤트에 가깝다. 반면 금리와 환율 때문이라면 삼성전자 한 종목이 아니라 신흥국 증시 전반에서 돈이 빠지는 흐름일 수 있다. 원화가 약해지면 수출 기업 실적에는 오히려 유리한데도, 환율 급등이 외국인 자금 이탈을 자극하는 쪽으로 더 크게 작용하는 국면이 그렇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팔았다'는 문장만으로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고 읽을 수 없는 이유다.
가장 자주 하는 오해가 여기 있다. 올해 1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84조원, SK하이닉스를 약 82조원어치 순매도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130% 넘게, SK하이닉스는 180% 넘게 올랐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과 기관이 받아냈기 때문이다. 개인만 놓고 봐도 삼성전자를 약 43조원, SK하이닉스를 약 39조원어치 사들였다. 반대로 외국인이 올해 많이 담은 종목 중에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한 것도 있다. 수급은 주가를 움직이는 한 축일 뿐, 어느 한 주체의 매매 방향이 곧 주가 방향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서 순매도 '금액'보다 '추세'를 보는 게 낫다. 가장 최근 흐름을 보면 10월 1일 외국인이 243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고, 10월 2일에는 1900억원 순매도로 다시 바뀌었다. 다만 금액 자체가 9월보다 크게 줄었다.
하루 3조원씩 쏟아내던 국면과, 수천억원 안에서 사고파는 국면은 의미가 다르다. 순매도가 이어지더라도 하루 금액이 줄어드는지, 특정 날짜에만 쏠리는지를 같이 보면 매도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은 10월 초에 나온다. 시장은 이 실적이 기대에 부합하거나 웃돌면 외국인 매도가 반전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적이라는 펀더멘털 이벤트가 수급 이벤트를 눌러줄 수 있는 자리라는 것이다.
보유 중인 투자자라면 순매도 뉴스 하나로 결정하기 전에 이 순서로 확인해 보자.
네 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먼저 정리하면, '외국인이 판다'는 한 줄 뉴스에 휘둘리는 일이 줄어든다. 수급은 중요하지만, 수급만으로 파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