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이 9월 14일 PVC·가성소다 등 8개 제품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석유화학업체 전·현직 경영진 8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특정한 담합 규모 15조원은 역대 최대로, LG화학·한화솔루션 등 수사 대상 7개사에는 과징금과 재판이라는 불확실성이 얹혔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와 공정위 과징금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개별 종목 리스크는 이 절차의 진행 상황을 따라가며 판단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9월 14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유신 OCI 대표이사, 장영수 전 PKC 대표이사 등 석유화학업체 전·현직 경영진 8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 대상은 LG화학, 한화솔루션, 애경케미칼, OCI, 롯데정밀화학, PKC, 유니드 등 7개사다. 검찰은 이들이 2021년부터 PVC와 가성소다, 가소제, 염산 등 8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을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숫자는 두 개로 나눠 읽어야 한다. 검찰이 특정한 담합 규모는 15조원 이상으로, 역대 담합 사건 중 최대 규모다. 이는 담합이 걸쳐 있던 거래의 크기를 뜻한다. 이와 별개로 업체들이 챙긴 부당이익은 수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15조원이 곧 이익은 아니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Sergei Starostin
PVC와 가성소다는 건축자재, 파이프, 전선 피복 등 제조업 전반에 쓰이는 기초 소재다. 그만큼 사건의 파장이 넓고, 관련주에는 몇 갈래 불확실성이 얹힌다.
첫째는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이다. 담합 매출에 연동해 부과되는데, 규모가 클수록 부담도 커진다. 둘째는 형사 재판 리스크다. 유죄가 확정되면 벌금과 함께 경영진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셋째는 피해 기업들의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이다. 여기에 수사 국면 자체가 만드는 평판 부담과 투자심리 위축이 더해진다.
다만 8명의 구속영장은 OCI·PKC 등 일부 회사 임원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특정 종목의 경영진이 여기 포함되는지는 회사별로 따로 확인해야 한다. 담합 품목이 여러 개인 만큼 어느 제품에, 몇 년간, 매출의 얼마를 걸쳤느냐에 따라 회사별 노출도 다르다. 7개사가 받는 무게가 똑같지는 않다는 뜻이다.
투자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미정인지 나누는 일이다.
확정된 사실은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것, 그리고 수사 대상이 7개사라는 것이다. 담합 혐의와 15조원이라는 규모는 어디까지나 검찰의 판단이며, 법원에서 다퉈질 사안이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이 더 많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야 하고, 공정위 과징금 규모도 의결 전이다. 유죄 여부는 재판 결과에 달렸다. 이 절차들은 몇 달에서 수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오버행(주가 상단을 누르는 불확실성)이 단기에 걷히기는 어렵다.
소문이나 하루치 주가 반응보다, 절차상 분기점을 따라가는 편이 낫다.
수사가 초기 국면인 만큼, 확정되지 않은 규모를 기정사실처럼 반영해 급하게 판단하기보다 위 분기점에서 나오는 공식 발표를 확인한 뒤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