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RO가 한국 성장률 전망을 올해 3.3%, 내년 2.7%로 또 올렸고 상향의 핵심 근거는 AI 인프라 투자로 늘어난 HBM 등 반도체 수출·투자다. 그러나 이 성장은 반도체에 쏠려 있어,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 비중이 분기를 거치며 50%대에서 70%대 후반까지 커지는 동안 비반도체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성장률 상향을 코스피 전반의 호재로 읽기보다 반도체 수출액·HBM 수요와 비반도체 내수 지표를 나눠 확인하는 편이 실제 실적 흐름에 가깝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한국 성장률 전망을 또 올렸다. 올해 전망치는 3.3%, 내년은 2.7%다. 숫자만 보면 경기 전반이 좋아진 듯하지만, 상향의 근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AMRO가 꼽은 동력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HBM 등 메모리 반도체 수출과 투자다. 성장을 끌어올린 힘이 특정 분야에 몰려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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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RO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4월 1.9%에서 7월 3.1%로, 이번에 3.3%로 끌어올렸다. 반년 만에 1.4%포인트를 높인 셈이다. 내년 전망도 1.9%에서 2.2%를 거쳐 2.7%까지 상향됐다.
상향 폭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AMRO는 반도체 호황과 수출 회복이 예상보다 강하게 진행 중이라고 봤다. 반대로 중동 분쟁과 보호무역 확대는 하방 위험으로 남겨뒀다. 성장의 질이 반도체 한 축에 의존하고 있다는 신호다.
거시 지표가 좋아졌다고 상장사 전체 이익이 고르게 느는 것은 아니다. 올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25%가량 늘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증가분의 대부분은 반도체가 만들어낸다.
코스피200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분기를 거치며 가파르게 커진다.
| 구분 | 반도체 영업익 | 비반도체 영업익 | 반도체 비중 |
|---|---|---|---|
| 1분기 | 94.8조 | 74.5조 | 56% |
| 2분기 | 154.5조 | 69.5조 | 69% |
| 3분기 | 205.4조 | 68.3조 | 75% |
| 4분기 | 220.5조 | 64.3조 | 77% |
같은 기간 반도체 이익이 2.3배로 뛰는 동안, 비반도체 이익은 분기마다 줄어 연간으로 약 14% 감소할 전망이다. 지수는 올라도 체감하는 종목은 제각각인 양극화가 숫자로 드러난다. 성장률 전망과 기업 이익 전망이 따로 노는 전형적인 경우다.
성장률 한 줄로 모든 업종을 읽을 수 없으니, 분야별로 확인할 지표를 나눠 보는 편이 낫다.
성장률 상향은 분명 긍정적 신호지만, 그 자체가 코스피 전 종목의 호재는 아니다. 이익이 반도체로 쏠린 국면이라면,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성을 묻는 질문과 비반도체 종목의 자체 실적을 묻는 질문을 나눠야 한다.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 성장률과 지수가 함께 흔들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반도체 이익이 돌아서는 신호가 확인된다면, 그때는 상향된 성장률이 더 넓은 종목으로 번질 여지가 생긴다. 지금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그 숫자를 만든 업종을 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