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9일 석유화학 가격 담합 혐의로 임원 2명이 구속됐고 OCI·PKC 대표 등 6명은 영장이 기각됐다. 15조 원대로 거론되는 대형 사건이지만 아직 형사수사 단계라 과징금과 손해배상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실적 타격 경로와 밸류에이션 훼손 경로는 다르므로 다음 실적 발표의 우발부채 주석과 충당금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2026년 9월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석유화학 가격 담합 혐의를 받는 임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PKC 전 영업본부장과 LG화학에서 사업부장·해외법인장을 지낸 인사다. 법원은 두 사람에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봤다.
주목할 점은 나머지다. 김유신 OCI 대표와 장영수 전 PKC 대표를 포함한 6명은 영장이 기각됐다. 법원은 방어권 보장과 수사 경과를 이유로 들었다. 즉 경영진 최상단은 신병 확보가 불발됐고, 아직은 형사수사 단계다.
수사 대상은 LG화학·한화솔루션·애경케미칼·OCI·롯데정밀화학·PKC·유니드 7개사다. 검찰은 이들이 PVC와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등 8개 제품 가격을 사전에 맞춘 것으로 의심한다. 담합 추정 기간은 2021년부터 약 5년, 규모는 15조 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 숫자는 검찰이 잡은 혐의 규모이지 확정된 부당이득이나 과징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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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가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여기다. 사건이 실제 실적에 반영되는 길과, 주가 밸류에이션을 짓누르는 길은 성격이 다르다.
실적 경로는 대체로 뒤늦게, 그리고 일회성으로 온다. 공정위 과징금이 확정되면 그 분기에 충당금이나 영업외비용으로 잡힌다. 여기에 담합으로 비싸게 산 구매기업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뒤따를 수 있는데, 이건 판결까지 수년이 걸리는 별개 리스크다. 아직 과징금 액수도, 소송 규모도 나오지 않았으니 지금 실적 숫자를 추정하는 건 이르다.
밸류에이션 경로는 더 즉각적이고 심리적이다. 시장은 담합으로 유지되던 가격이 사라지면 앞으로 마진이 정상화(하락)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지배구조·준법 리스크가 붙었다는 점을 할인 요인으로 반영한다. 문제는 석화 업종이 이미 중국발 공급과잉과 원가 부담으로 구조적 침체에 있다는 것이다. 이 구조적 약세는 담합 사건과 무관하게 존재하던 악재다. 두 가지를 섞어서 "담합 때문에 주가가 이만큼 빠졌다"고 읽으면 판단이 흐려진다.
같은 7개사라도 처지가 같지 않다. 한화솔루션은 영장 청구 대상에서 빠졌는데, 시장에서는 자진신고 감면제도인 리니언시 적용 가능성을 본다. 리니언시가 인정되면 과징금이 크게 줄거나 면제된다. 반대로 신병이 확보된 임원이 나온 회사는 수사 강도와 여론 부담이 더 크다.
참고로 현행 공정거래법상 담합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 벌금 수준이다. 미국·영국 등에 비해 낮은 편이라 처벌 강화 논의가 함께 불거질 수 있다. 이건 개별 기업 실적보다 업종 전반의 규제 환경 이슈에 가깝다.
숫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공시로 리스크의 윤곽을 잡는 게 현실적이다.
정리하면, 이번 구속은 사건의 무게를 보여주는 분수령이지만 실적에 찍힐 숫자는 아직 비어 있다. 보유 중이라면 "얼마 손실"이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기재되는가"를 다음 실적서에서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