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9월 17일 배달의민족 지분 인수 추진을 공식 철회하고 검색·쇼핑·AI 3대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버가 배민 모회사를 단독 인수하면서 네이버가 참여할 딜 자체가 사라진 것이 직접적 배경으로, 8조 원대 현금 유출 부담은 덜었다. 다만 AI 집중이 주가 호재로 이어질지는 3분기 실적과 AI 수익화 지표를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네이버가 배달의민족 인수에서 발을 뺐다. 네이버는 9월 17일 해명공시를 통해 "배달의민족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경영환경 등의 변화에 따라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결정이 네이버의 순수한 전략적 판단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판을 바꾼 쪽은 우버다. 우버는 지난 7월 16일 배달의민족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를 약 148억 달러, 우리 돈 약 21조9000억 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당 41.5유로 조건이었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도 통째로 우버 산하로 들어간다. 당초 시장에서는 우버와 네이버가 지분을 2대 8 수준으로 나눠 8조 원 규모로 배민을 함께 사들이는 컨소시엄 구도가 거론됐다. 하지만 우버가 모회사를 단독으로 삼키는 방식을 택하면서, 네이버가 참여할 별도의 배민 매각 자체가 없어졌다.
즉 네이버의 '포기'는 좋은 매물을 놓쳤다기보다, 우버의 단독 행보로 협상 테이블이 접힌 결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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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네이버는 대규모 현금 지출을 피했다. 8조 원대 지분 투자를 집행하지 않게 됐고, 마진이 얇은 배달 사업을 연결 실적에 편입하는 부담도 지지 않았다.
대신 네이버가 자원을 몰아넣는 곳은 인공지능이다. 네이버는 검색·쇼핑·AI를 3대 핵심 사업으로 두고, 엔비디아와 브룩필드 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14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유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체 대규모언어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축으로 AI 역량을 안에서 키우겠다는 방향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선택은 양면적이다. 저성장·저마진 사업을 떠안는 위험을 피했다는 점은 재무적으로 방어적인 결정이다. 반면 배민이라는 확실한 거래 플랫폼과 데이터를 확보할 기회를 넘겼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어느 쪽 해석이 맞을지는 AI 투자가 실제 실적으로 돌아오는지에 달려 있다.
AI 집중이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시선이다.
한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AI 도입에 따른 주가 반영은 국내 소비자 서비스의 수익화나 해외 진출이 눈에 보이는 시점 전까지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투자 규모에 견줘 매출 기여도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대규모 투자가 비용으로 먼저 잡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주는 무엇을 봐야 할까. 가까이는 3분기 실적이다. 3분기는 매출 비중이 큰 광고의 비수기인 데다 콘텐츠 관련 마케팅비 증가가 겹쳐 수익성이 소폭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다음은 14조 원 규모 AI 인프라 투자의 집행 속도와 성과다. 인프라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구체적 지표, 예컨대 AI 관련 유료 서비스의 매출이나 해외 사업 진척이 확인돼야 재평가의 근거가 생긴다.
정리하면 배민 인수 철회는 단기적으로 '큰돈이 나가지 않게 됐다'는 안도 재료에 가깝고, AI 집중이 진짜 호재인지는 다음 실적과 수익화 지표로 확인할 문제다. 지금 시점에서는 호재로 단정하기보다, 위 이벤트들을 체크리스트로 두고 지켜보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