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신 인력의 중국 CXMT 이직과 기술유출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CXMT는 D램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려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인력·기술 이동은 범용 D램 경쟁을 격화시키지만, 그 충격이 삼성·SK 실적에 닿기까지는 시차가 있고 고부가 제품에서는 아직 격차가 남아 있다. 단기 뉴스에 흔들리기보다 범용 D램 가격과 CXMT의 DDR5·HBM 양산 수율, 삼성·SK의 HBM 매출 비중 같은 지표로 장기 리스크를 구분해 보는 편이 낫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뉴스에 '중국 인력 유출'과 '기술유출 기소'가 반복되면 주주 입장에서는 주가부터 걱정된다. 먼저 정리하면, 이 뉴스가 이번 분기 실적을 곧바로 끌어내리는 사건은 아니다. 다만 그 뒤에 깔린 경쟁 구도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따져봐야 할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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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삼성전자 임원 출신으로 중국 CXMT 개발을 이끈 인력 등 10명을 기술유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유출된 것으로 지목된 건 삼성이 1조6000억원을 들여 세계 최초로 개발한 18나노급 D램 공정 정보다. 검찰은 이 유출에 따른 피해를 2024년 기준 약 5조원, 장기적으로는 수십조원으로 추산했다. 인력 이동도 개별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CXMT로 옮긴 국내 핵심 인력 상당수가 원 소속사를 퇴사하고 건너간 것으로 전해진다.
메모리 반도체는 장비만 사들인다고 따라올 수 없고, 수율을 좌우하는 공정 노하우가 핵심이다. 그 노하우는 결국 사람에게 담겨 있다. 2016년 설립된 CXMT가 수년 만에 10나노급 D램 양산에 성공한 배경에 삼성·SK 출신 영입이 있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인력 이직은 '한 명이 떠난 일'이 아니라 '추격 속도를 몇 년 앞당기는 변수'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CXMT의 D램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2025년 1분기 6%에서 3분기 8%로 올라, 설립 9년 만에 마이크론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3%에서 두 배 넘게 커진 수치다. 스마트폰용 저전력 D램(LPDDR4)에서는 점유율이 20%까지 올라왔다.
다만 아직은 저가·범용 제품에 쏠려 있다. 최신 규격인 DDR5 점유율은 1%에 못 미치고, 수율도 보도에 따라 50%대부터 90%까지 편차가 커 어디까지 올라왔는지는 확정적이지 않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선두와 2~4년 격차, 수율 10~2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은 '범용 D램'과 '고부가 제품'을 나눠 보는 것이다. 삼성·SK는 범용 레거시 제품을 단종하고 DDR5·HBM 같은 고부가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중이다. CXMT의 공세는 주로 범용 시장을 때리므로, 실적 충격의 크기는 이 전환이 얼마나 빠른지에 달려 있다.
투자자가 추적할 지표는 대체로 셋이다.
기소나 인력 이직 '보도'는 주가 심리를 흔들 수 있어도 분기 실적을 즉시 끌어내리지는 않는다. 반대로 진짜 리스크는 조용히 쌓인다. 범용 가격의 구조적 하락, CXMT의 고부가 영역 진입, HBM 격차 축소가 그것이다.
판단 기준은 이렇게 잡을 수 있다. 접한 뉴스가 '사건'을 전하는지, 아니면 '점유율·가격·수율 같은 숫자의 추세'를 전하는지 구분하는 것이다. 숫자의 방향이 바뀌는 보도가 반복될 때가, 심리를 자극하는 단발성 뉴스보다 무겁게 봐야 할 신호다. 다만 전망은 기관마다 엇갈리므로 특정 시점을 못 박기보다, 분기마다 지표를 갱신해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