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9월 16일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올리며 약 3년 만의 인상을 단행했다. 저물가 복귀 기대와 달리 물가 경계로 방향을 튼 것으로, 한미 금리차 확대와 원화 약세를 거쳐 국내 증시와 환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말까지 추가 인상 신호가 유지되는지,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수급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함께 봐야 한다.

케빈 워시는 더 이상 '차기 의장 후보'가 아니다. 그는 올해 5월 22일 제롬 파월의 뒤를 이어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취임했고, 9월 16일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7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의 인상이다.
투자자가 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한 인사 이벤트가 아니라 방향 때문이다. 취임 당시 워시는 저물가 복귀를 언급했지만,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자 몇 달 만에 긴축 카드를 꺼냈다. 시장이 '이 사람은 물가를 우선한다'고 받아들이게 된 배경이다.

Sergei Starostin
워시의 매파 색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6년 35세에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가 됐고, 2006~2011년 재직 시절 물가 안정을 강하게 앞세운 인물로 평가된다. 금융위기 대응책이던 양적완화(대규모 국채 매입)에도 공개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환 신호는 9월 인상 전부터 감지됐다. 8월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그는 기조적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충분히 내려간다는 확신이 없다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취임 넉 달 만에 시장의 기대와 반대 방향으로 무게를 실은 셈이다.
이번 9월 인상이 만장일치였다는 점, 그리고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모은 점도표에서 연말 정책금리 중간값이 4.1%로 제시된 점은 그 성향을 뒷받침한다. 4.1%라는 숫자는 현재 상단(4.00%)보다 높아, 연내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을 열어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이는 '전망'이지 확정된 일정은 아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국내 증시로 오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금리 차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한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달러가 더 매력적인 자산이 된다. 이는 원화 약세, 즉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9월 20일 원/달러 환율은 1389원대에서 거래됐다.
둘째는 외국인 수급이다. 환율이 오르고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자에게 국내 주식의 상대 매력이 떨어져 매도 압력이 생길 수 있다. 지수의 발목을 잡는 대목이다.
셋째는 기업의 원가다. 특히 반도체가 상징적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제조사는 장비 대금을 달러로 치르는 구조여서, 환율이 오르면 같은 설비를 사도 원화 부담이 커진다. 수십조 원대 시설투자가 걸린 국면에선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다.
워시 체제의 다음 수를 가늠하려면 다음을 함께 보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워시가 물가 경계 기조를 유지하는 한 국내 증시는 미국 금리와 환율의 눈치를 계속 봐야 한다. 반대로 물가가 뚜렷이 꺾여 그가 완화로 방향을 틀면, 지금의 압력도 같은 경로로 되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