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가 EPC를 맡은 네팔 UT-1 수력발전 현장이 빙하호 범람 홍수로 덮치며 한국인 9명이 실종됐다. 상장사는 두산에너빌리티이지만 지분은 비상장인 남동발전이 50%를 보유해, 재무 노출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핵심이다. 투자자는 손실충당·준공일정 정정 공시와 불가항력 인정 여부를 확인해 재무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26일 오전(현지시간) 빙하호 범람 홍수가 덮친 곳은 두산에너빌리티가 EPC(설계·조달·시공)를 맡은 어퍼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 현장이다. 발전용량 216㎿, 네팔의 첫 민자 발전사업으로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공정률 84%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 막바지 현장에서 한국인 9명이 연락 두절됐고, 30일까지 헬기 수색에도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사고는 두 층위로 나뉜다. 지금 진행 중인 인명 수습이 하나, 그 뒤에 남을 사업·재무 영향이 다른 하나다. 두 층위는 시점이 다르므로 섞어 보면 판단이 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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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정리할 것은 누가 무엇을 지고 있느냐다. UT-1 사업의 지분은 한국남동발전이 50%로 최대주주이며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25%, 국제금융공사(IFC) 15%, 네팔 현지 기업 10% 순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분 참여자가 아니라 시공을 맡은 EPC 계약자다.
이 구분이 중요하다. 발전소 자산 가치 훼손이나 준공 후 운영 수익 악화는 지분을 가진 남동발전 쪽의 문제다. 남동발전은 한국전력 자회사로 상장돼 있지 않다. 반면 증시에서 거래되는 쪽은 두산에너빌리티이고, 이 회사의 노출은 지분 손상이 아니라 계약 이행에서 나온다.
시공사의 부담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상부 위어(저수위) 댐이 90% 이상, 베이스캠프가 90%가량 소실된 것으로 보고된 만큼 재시공·복구 공사비가 발생한다. 둘째, 연내 준공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준공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문제가 걸린다. 셋째, 이번 홍수가 계약상 불가항력(천재지변)으로 인정되는지 여부다.
불가항력으로 처리되면 지연 자체의 책임과 지체상금은 면제될 수 있다. 다만 그렇더라도 훼손 구간을 다시 짓는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분담하느냐는 별개의 협의 사안이다. 지하발전소는 매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피해가 전면적이지는 않다는 점이 그나마 변수다.
준공 지연은 단순한 일정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아주경제 보도에 따르면 천재지변으로 준공이 늦어지더라도 네팔 정부가 발전소 운영권의 2057년 귀속 시점을 고수할 경우, 운영 기간이 줄어드는 남동발전으로서는 수익성 악화와 분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두산에너빌리티보다 남동발전(비상장) 쪽 이슈에 가깝다. 그러나 두산에너빌리티에도 무관하지 않다. 발주처와 시공사가 얽힌 사업에서 손실 분담 협상이 길어지면, 시공사의 대금 회수나 추가 원가 인식 시점이 불확실해지기 때문이다.
주가 흐름을 미리 단정하기보다, 사실이 확정되는 순서를 따라가는 편이 낫다. 현재 국면은 인명 수습이 최우선이라 재무 영향은 아직 수치화되지 않았다.
정리하면, 이 조건에서 투자자가 서둘러 손실 규모를 계산하는 것은 이르다. 피해 범위와 계약 처리 방향이 공시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확정이 아니라 가능성의 영역이다. 인명 수습이 마무리되고 회사의 첫 공식 코멘트가 나오는 시점이 재무 영향을 가늠할 실제 출발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