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잠정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에 묶였던 선박이 순차적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했지만, 운임과 전쟁보험료에 얹힌 웃돈은 아직 살아 있다. 기뢰 제거만 수주가 걸리고 정상 통행량 회복까지 최소 한 달이 예상돼, 임시 합의가 곧 리스크 소멸을 뜻하지는 않는다. 유조선·해운주의 프리미엄이 실제로 빠지는지는 일일 통행 척수와 전쟁보험료, 운임지수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배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잠정 합의 이후 해협에 묶여 있던 선박이 순차적으로 빠져나오고 있고, 국제해사기구(IMO) 주도로 계획에 따라 통과가 시작됐다. 국내 선사 HMM도 지난 6월 24일을 끝으로 사실상 보유 선박 대부분을 해협 밖으로 이동시켰다.
문제는 배가 나온다고 리스크가 곧바로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운임과 전쟁보험료에 붙었던 웃돈, 즉 리스크 프리미엄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6월 18일 3,121.69로 약 1년 10개월 만에 3,000선을 넘었고, 업계는 3분기 중후반은 지나야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본다.

Phalansh Eeshev
호르무즈가 해운·정유주의 변수인 이유는 규모에 있다. 이 해협은 세계 석유와 LNG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통로다. 2026년 2월 말 중동 정세가 격화되며 이란혁명수비대가 통항 금지를 경고하자 유조선 통행량은 한때 약 70% 급감했다.
이때 관련주에 얹힌 리스크는 크게 둘이다. 하나는 운임이다. 항로 우회와 대기, 선복 부족이 겹치며 운임이 뛴다. 다른 하나는 전쟁보험료다. 통항 위험이 커질수록 전쟁위험 보험료가 급등하는 구조라, 여기에 선박 대기료와 연료비가 더 붙는다. 이 두 비용이 오를 때 유조선주에는 단기 실적 기대와 리스크가 동시에 실린다.
임시 합의의 의미는 '흐름이 다시 열렸다'는 데 있다. 페르시아만에 1,500척 넘게 정체됐던 상선이 빠져나올 길이 생겼고, 최악의 완전 봉쇄 시나리오는 일단 비켜났다.
다만 여기서 곧장 '정상화'로 건너뛰면 곤란하다. 전쟁 전에는 하루 130척 이상이 자유롭게 통과했지만, 물리적 회복에는 시간이 걸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기뢰 제거 장비 배치에만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오래 정박한 선박은 따개비와 해조류가 붙어 항해 속도가 떨어진 상태이기도 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3~4주 뒤에도 운항량이 정상의 40~50% 수준이고, 지역 해운이 제자리를 찾기까지 최소 30~45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은 잠정 합의이지 최종 타결이 아니다. 이 차이가 불확실성의 크기를 가른다. 재개방 논의가 진전돼도 기뢰 제거, 항로 조정, 선박 재정비 같은 실무 과제가 산적해 있다.
더 큰 변수는 재봉쇄 가능성이다.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도 미군이 이란 남부 일부 목표물을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홍해 항로를 피하는 선사도 여전하다. 합의가 문서로 굳지 않는 한, 한 번의 충돌로 프리미엄이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 실제로 8월 말에도 하루 통행 선박이 7척에 그쳐, 최근 열흘 평균 15척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날이 있었다.
관련주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진짜 빠지는지는 뉴스 헤드라인보다 지표로 보는 편이 낫다. 확인 순서는 이렇게 좁힐 수 있다.
판단하자면, 유조선주에 프리미엄 해소는 양날이다. 리스크가 줄면 변동성은 낮아지지만, 급등했던 운임이 정상화되면 단기 실적 기대도 함께 식는다. 지금 국면에서는 '봉쇄 해제 기대'만 보고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위 지표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확인한 뒤 판단하는 쪽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