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오르내리는데도 나스닥은 AI 반도체 매수세로 9월 21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AMD·인텔·퀄컴이 함께 급등했다. 같은 AI 사이클을 타는 국내 반도체는 대형주가 반등하는 사이 소부장과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며 흐름이 갈렸다. 금리 부담과 실적 기대가 팽팽한 지금, 미 국채금리 방향과 실제 메모리 수요를 확인하며 대형주·중소형주를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는 약하다. 먼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따질 때 할인율이 커져 밸류에이션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반대였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9월 21일 4.962%로 잠시 5%를 밑돌았다가 23일 5.104%로 다시 올라섰다. 파이낸셜뉴스 기준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의 최고치다. 금리가 5% 언저리를 오르내리는 내내 나스닥은 강했다.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21일 나스닥은 2.3% 오른 27,122.09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금리 부담을 이긴 건 AI 실적 기대였다. 그날 AMD는 9.95% 폭등해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들었고, 인텔은 12.14%, 퀄컴은 9.29% 뛰었다. 엔비디아도 2.3% 올랐다. 금리라는 역풍보다 AI 반도체 수요라는 순풍이 셌다는 뜻이다. 이 흐름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MBC 보도 기준 25일에도 뉴욕증시는 기술주 강세 속에 다우 0.93%, S&P500 0.51%, 나스닥 0.48%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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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는 미국 AI 대형주와 같은 사이클을 탄다.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서버용 D램 수요가 AI 투자의 직접적인 수혜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까지 국내 반도체는 미국만큼 강하지 않았다. 이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KRX 반도체지수는 9월 24일 14,887.96으로, 7월 1일(17,676.27)보다 15.77% 낮았다. AI 우려가 한 차례 지수를 흔든 탓이다.
9월 들어서는 흐름이 갈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는 반등했지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과 수익률 차이가 벌어졌다. 같은 반도체라도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따로 움직인 것이다.
전망은 대체로 밝은 쪽이다. JP모건은 AI 메모리 수요가 HBM을 넘어 범용 D램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8개월 목표주가를 각각 63만원, 304만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는 확정된 실적이 아니라 전망치다.
당장은 변수도 있다. 증권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거래가 뜸해지는 유동성 공백 탓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휴 동안 미국 증시가 크게 움직이면, 국내 증시는 연휴가 끝난 뒤 한꺼번에 반영하며 출렁일 수 있다.
방향은 기대와 부담이 팽팽하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매수 타이밍 예측이 아니라 자기 기준이다.
기술주가 금리 5%를 이겨낸 건 사실이지만, 그 힘이 실적인지 기대인지 구분하는 게 지금 투자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