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9월 14일 배민·무신사·풀무원 등 41개 업체에 세무조사를 착수했고, 탈루 혐의액은 41곳을 합쳐 약 1조원이다. 풀무원은 원가 부풀리기와 사주 일가 관련 등 네 가지 혐의를 받지만, 아직 추징액이 확정되지 않은 조사 착수 단계다. 풀무원㈜이 코스피 상장사인 만큼 투자자는 조사 대상 법인과 공시, 최종 추징 규모, 오너 리스크 대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세청이 9월 14일 41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배달의민족, 무신사, 풀무원 등이 명단에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비처럼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비와 맞닿은 업종을 겨눴다는 점이 이번 조사의 성격을 보여준다.
먼저 오해를 하나 걷어내자. 세간에 오르내리는 탈루 혐의 '1조원'은 풀무원 한 곳의 숫자가 아니라 41개 업체를 모두 합친 규모다. 조사 대상은 농축산물 유통업체 23곳,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 플랫폼 16곳, 패션 플랫폼 2곳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는 2곳이 포함됐다.
혐의의 큰 줄기는 '가격은 올리고 세금은 줄였다'는 것이다. 원가 상승을 이유로 제품값을 올렸는데, 정작 특수관계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원가에 끼워 넣어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게 국세청의 시각이다.

Towfiqu barbhuiya
풀무원에 걸린 혐의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원재료·물류비 상승을 내세워 가격을 올리면서 국내외 관계사가 낼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포함했다는 의혹이다. 둘째,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관계회사가 부담해야 할 경비를 업무와 무관하게 대신 지출했다는 혐의다. 셋째, 국외 관계사에 거액을 지원하면서 정상적인 이자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넷째, 사주가 부친에게서 관계사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받고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정황이다.
앞의 두 가지가 제품 원가와 소비자 가격에 얽힌 문제라면, 뒤의 두 가지는 사주 일가와 관계사 사이의 자금·지분 거래, 이른바 오너 리스크에 가깝다.
투자자 입장에서 먼저 확인할 것은 조사 대상 법인이 정확히 무엇이냐다. 풀무원㈜은 코스피 상장사지만, 국세청은 상장사 2곳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고 조사 대상이 상장 지주사인지 비상장 계열사인지도 세부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같은 '풀무원'이라도 상장사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대상 법인에 따라 달라진다.
무게가 실리는 지점은 두 갈래다. 하나는 실적이다. 조사 결과 추징세액이 확정되면 일회성 비용으로 잡혀 그 분기 이익을 끌어내릴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지배구조 신뢰다. 증여세 미신고나 사익편취 정황은 숫자를 넘어 오너 리스크로 읽히기 때문에, 추징액 규모와 별개로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전제는 지금이 조사 착수 단계라는 사실이다. 국세청도 현재 단계에서 탈루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직 추징액도, 형사 고발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조사 착수 소식만으로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그렇다면 무엇을 보면 될까. 첫째, 회사의 공시다. 세무조사나 추징과 관련한 조회공시·자율공시가 나오는지 확인한다. 둘째, 추징액의 규모다. 최종 추징액이 회사의 연간 이익이나 현금성 자산에 견줘 어느 정도인지가 실질적 타격을 가른다. 셋째, 사측 대응이다. 이의신청이나 불복 절차를 밟는지, 오너 관련 혐의에 대해 어떤 설명을 내놓는지가 신뢰 회복의 관건이다. 조사가 길어질 수 있는 만큼, 단발성 뉴스보다 이 세 가지의 진행을 따라가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