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월 8일 크로아티아와 약 6,800억 원(4억3,520만 유로) 규모의 천무 18문 공급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성사되면 크로아티아는 폴란드·에스토니아·노르웨이에 이은 네 번째 유럽 천무 도입국이 된다. 단일 계약 규모는 누적 11조 원대인 폴란드 계약에 비하면 작지만, 유럽 천무 레퍼런스가 넓어진다는 트랙레코드 측면의 의미가 크다. 납품이 2028~2029년에 이뤄지는 만큼 계약 체결 이벤트보다 실적 반영 시차와 수주잔고 흐름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편이 낫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크로아티아와 다연장로켓 천무 공급 계약을 앞두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 9월 8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규모는 약 4억3,52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6,800억 원이다. 천무 18문에 유도미사일과 발사대, 군수지원, 교육까지 포함한 통합 체계 공급이다.
아직 서명 전이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계약이 실제로 성사되면 크로아티아는 폴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에 이어 천무를 도입하는 네 번째 유럽 국가가 된다. 배경에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어진 유럽의 군 현대화 수요, 그리고 인접국 세르비아의 군비 증강에 대응하려는 크로아티아의 판단이 있다. 천무는 최대 사거리 80km급 다연장로켓으로, 정밀 유도탄까지 운용할 수 있는 체계다.

Rômulo Queiroz
투자 관점에서 먼저 규모를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유럽 수출은 폴란드가 중심이다. 폴란드와는 2022년 11월 약 5조 원의 1차 계약을 시작으로 2024년 약 2조 원, 2025년 12월 약 4조6,000억 원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계약했고, 누적 규모는 약 11조6,000억 원에 이른다.
이와 비교하면 크로아티아 6,800억 원은 단일 계약으로서 작은 편이다. 노르웨이와는 올해 유도미사일과 군수지원을 포함한 풀 패키지 계약을 맺었고, 에스토니아에도 추가 공급이 이어졌다. 크로아티아 계약 하나로 실적이 크게 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 계약이 의미를 갖는 지점은 금액이 아니라 트랙레코드에 있다. 천무를 도입하는 유럽 국가가 네 곳으로 늘어난다는 것은, 특정 대형 고객에 기댄 수출이 아니라 유럽 전반으로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최근 스페인 방산기업과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은 흐름과 함께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무기 수요가 단발성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파이프라인 관점에서 다음 수주 후보를 가늠하는 근거가 된다.
투자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차다. 크로아티아 천무는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납품돼 2029년께 공급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계약을 체결하면 수주잔고에는 곧바로 반영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잡히는 시점은 실제 납품이 이뤄지는 2028년 이후다. 지금 체결하는 계약과 손익계산서에 숫자가 찍히는 시점 사이에 2~3년의 간격이 있다는 얘기다.
방산주는 계약 소식에 주가가 먼저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계약 체결일 자체를 매매 이벤트로 삼기보다, 확정된 물량이 언제 매출로 전환되는지, 그리고 전체 수주잔고가 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번 건에 대한 판단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단기 실적 모멘텀을 기대한다면 6,800억 원짜리 계약 하나의 무게는 제한적이다. 반대로 유럽 방산 저변 확대와 중장기 수주 흐름을 보는 투자자라면, 계약 자체보다 이 계약이 더해진 뒤 수주잔고와 납품 스케줄이 어떻게 쌓이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