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9월 27일 백악관에서 앤스로픽 아모데이 CEO와 첫 단독 만찬을 하며 양측 관계 해빙 신호로 읽혔다. 그러나 상무부는 화해로 돌아선 반면 국방부는 공급망 위험 지정을 유지하고 9월 25일 법원도 이를 유효하다고 판결해, 미국의 AI 정책은 아직 한 방향으로 정렬돼 있지 않다. 국내 AI주 투자자라면 이 만찬을 규제 완화 신호로 단정하기보다 규제 기조, 대중 수출통제, 부처 간 정합성을 지표로 지켜보는 편이 낫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9월 27일 백악관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와 단독 만찬을 했다. 두 사람의 첫 1대1 자리다. 성사 경위부터 상징적이다. 사흘 전인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국빈 만찬에 아모데이는 일정이 겹쳐 빠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따로 초대했다. 당시 국빈 만찬에는 오픈AI, 스페이스X, 엔비디아, 메타의 수장이 자리했다.
국내 AI 관련주에 투자한다면 이 장면을 규제 완화의 신호로 읽고 싶어진다. 다만 만찬 하나로 판단을 내리기 전에, 무엇이 풀렸고 무엇이 그대로인지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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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AI 규제를 놓고 반대편에 서 있었다. 앤스로픽은 고성능 AI의 개발 속도를 조절하고 정부 감독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단계적 규제안을 내놨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해 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속도조절론을 사기이자 중국만 이롭게 하는 주장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갈등은 말에 그치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고,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은 9월 25일 2대 1로 이 지정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앤스로픽은 전원합의체 재심 청구와 대법원 상고를 검토 중이다. 만찬은 이 법적 패배가 나온 지 이틀 만에 열렸다.
여기서 국내 투자자가 놓치기 쉬운 지점이 부처 간 온도차다. 상무부는 앤스로픽과 관계를 회복하는 흐름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아모데이가 올바른 편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방부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고, 앞선 법원 판결도 국방부 손을 들어줬다.
즉 백악관 정상의 만찬과 상무부의 화해 신호가 한쪽에 있고, 국방부의 강경 기조와 법원 판결이 다른 쪽에 있다. 미국의 AI 정책이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 만찬을 국내 AI 밸류체인 종목의 규제 리스크가 걷혔다는 신호로 확대 해석하는 건 성급하다. 근거는 앞서 정리한 대로다. 첫째, 해빙의 대상이 AI 업계 전체가 아니라 앤스로픽이라는 한 회사와의 관계다. 둘째, 상무부와 국방부의 방향이 엇갈려 정책 자체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대통령의 회식 한 번이 규제 방향을 되돌렸다고 보기에는 반대 방향의 근거가 여전히 남아 있다.
국내 AI 관련주에 미치는 경로는 직접적이라기보다 간접적이다. 미국의 AI 규제와 대중 수출통제가 반도체와 부품 수요, 공급망 조건을 거쳐 국내 기업에 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사안은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방향으로 지켜보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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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미국의 AI 규제 기조가 완화로 유지되는지 아니면 감독 강화로 돌아서는지다. 이번 만찬 이후 실제 정책 문서나 행정명령으로 이어지는지가 판단 기준이다.
둘째, 대중 수출통제의 강도다. 국내 AI 밸류체인은 중국향 수요와 미국의 규제 사이에 있어, 통제가 강해지는지 완화되는지가 실적에 더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셋째, 부처 간 정합성이다. 상무부와 국방부처럼 신호가 엇갈리는 상태에서는 한 부처의 발언만 떼어 해석하면 방향을 잘못 읽기 쉽다. 정부 전체가 같은 쪽을 가리키기 시작할 때가 흐름이 바뀌는 시점에 가깝다.